그리운 학교
그리운 학교
2020년 2월 20일부터 코로나로 인해 일상생활이 통제되고 학교가 마비됐다. 지금이 5월이니 벌써 4개월째, 일부는 온라인으로 개학하고 5월 중엔 부분적으로 출석 수업을 한다는데, 다들 마음은 편하지 않다. 그리고 이미 몇 차례 온라인으로 진행된 사이버 강의의 미숙함도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방송대학처럼 통신교육의 역사가 깊은 학교는 이번 코로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대면 통신교육이 미숙한 일반 초중고, 대학들은 갖가지 미숙과 착오를 겪었을 것이다. 한 신문기사는 코로나로 인해 기존 교육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난 것은 오히려 성과라고도 지적하고 있다.
사실 인류사회는 기존의 상황을 지속하는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이 변이를 일으키면 당분간은 혼란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돌연변이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자연적으로든 인위적으로든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데, 자연적으로는 지각변동, 자연재해, 전염병 유행, 그리고 인위적으로는 혁명, 전쟁, 폭동 등이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는 자연적인 것으로서 미생물 바이러스 변이가 몰고 온 세계적 전염병이 각국의 사회적 항상성을 깨버린 경우이다. 인류가 슬기로운 지혜인이라고는 하지만 전지전능(全知全能)하지는 못하므로 이 상황을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고, 의과학자들이 예방 백신과 치료 약을 개발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아마 앞으로 한 1년은 이 불안한 상황을 종식할 수 없을 것이다.
교육의 항상성은 인류사회의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며, 좋은 전통(good tradition)과 바람직한 미래(desirable future)를 연결하는 가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은 과거의 전통을 너무 고수해도 안 되지만 완전히 단절해서도 안 된다. 다시 말하면 교육은 과거와 미래를 부드럽게 연결할 수 있도록 인성교육과 과학기술 교육을 동시에 접목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의 내용은 지속적이고도 창의적으로 새롭게 개편해야 한다. 산업사회의 교육이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었다면 지식정보사회의 교육은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개선하는, 인간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기르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의 방식도 크게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방적인 교과 내용 전달에서 쌍방적인 대화 수업으로, 기존의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수동 수업에서 학생이 스스로 참여하는 능동 수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교과목별 분리 수업에서 전 교과를 아우르는 지식과 지혜의 통합수업으로 바꿔야 한다. 어떤 교과 교사라도 숲을 보고 나무를 보는 인간성 능력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는 우리 교육의 민낯을 조금이라도 드러내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도 스무 살 성년이 지난 2020년, 이제 진정 애프터 코로나(AC)엔 21세기다운 교육 혁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2020.5.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