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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철학이 주는 눈물

철학이 주는 눈물

요즘 밤잠이 적어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 오늘도 김형석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강의 제목은 주로 기독교 신앙에 관한 것인데, 교수님은 기독교 신앙 자체에 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으십니다. 주로 본인의 체험에 기초한 개인과 나라에 관한 문제의식, 그리고 사랑과 정의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십니다. 오늘 들은 내용은 사랑이 강하냐, 정의가 강하냐에 관한 것입니다. 당신은 일찍이 정의, 즉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능력이 최고로 강하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인생을 살아보니 사랑이 제일 강하다는 걸 알게 되었답니다. 정의는 편 가름, 싸워 이기는 걸 강조하지만 사랑은 포용과 용서를 강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강의를 들으면서 전에 들었던 중복 내용은 마우스로 건너뛰며, 새로운 말씀을 중심으로 들었습니다. 교수님의 체험담은 주로 개인적인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체험사례들이 모두 국가와 민족으로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강조하시는 것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사랑입니다. 사랑이 없이는 평화도 없다는 뜻 같이 들렸습니다. 개인은 국가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살 때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스승인 조만식, 안창호, 김성수 선생 이야기를 사례로 제시하십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를 걱정하고 나라를 위해 살아야 국가의 가치와 질서가 바로 설 수 있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세계를 이끄는 나라는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인데 그들은 100년 이상 국민 절대다수가 독서를 했다고도 하셨습니다. 스페인, 포루투칼, 이탈리아는 과거 세계를 지배했으나 독서를 하지 않아 2등 국가로 전락했고, 남미와 아프리카 역시 독서를 하지 않아 후진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을 하시네요.

저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1920년생 저 교수님은 지금 100세에도 저렇게 멋진 생각을 전해 주시는데 저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온갖 반성과 회의가 교차합니다. 이런 눈물이 참회의 눈물인가 봅니다. 기독교를 믿지 않고 절대자를 믿지 않는 제가 김형석 교수님의 신앙 강의에 울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는 정말 국가와 민족을 걱정하며 살아야겠구나, 비록 늦었지만 그래도 교수님께서 70세는 인생의 전성기라 하시니 이제 이 사회를 위해서 무엇이든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런데 교수님의 말씀 중에 불교는 ‘인생은 고해’라는 생각에 바탕을 두기 때문에 좀 바르지 않다고 하셨는데요, 그 점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네요. ‘인생은 고해’라는 그 말은 불교의 진리를 설명하는 하나의 방편일 뿐 불교의 기본 정신은 아니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사랑을 강조하듯이 불교는 자비를 강조하거든요. 제가 알기에 불교의 가치는 고해가 아닌 자비에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 주제넘은 생각을 해 봅니다. 무릇 철학자는 기독교, 불교, 유교, 이슬람 모든 종교의 가르침을 폭넓게 읽고, 특정 종교에 편향하지 않는 균형 있는 가치관을 정립하며 세상을 인도해야 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철학자와 종교인의 가치 기준이면 참 좋겠습니다. 오늘 김형석 교수님의 신앙 강의를 들으며 흘린 눈물은 정말 값진 참회의 눈물이었습니다. 아멘, 나무 석가모니불! 2020.2.28.(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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