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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부추김

부추김

부추김은 언뜻 부추와 김의 합성어처럼 보입니다. 부추와 김은 모두 건강식품입니다. 그래서 언어유희를 해보면 부추와 김은 우리의 건강을 살짝 부추겨주는 것도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넌 부추를 안 먹은 지 제법 오래되었네요. 김은 자주 사 먹고, 김자반도 사 먹는데, 채소를 먹으려면 잔손질이 더 가므로 잘 사지 않게 됩니다. 게으른 탓이지요. 그런데 오늘 글 제목으로 내건 ‘부추김’은 먹거리를 의도한 건 아닙니다. 그냥 순수한 부추김, 응원의 뜻으로 생각해 보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 이쯤 해서 언어유희를 접고 본래의 의도로 돌아갑니다.

요즘 코로나 난국이라 외출을 자제하고 있는데, 오전에 인근 약수터에 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약수터에 공고문이 붙어있네요.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약수터 양수기 가동을 당분간 중단한다는 내용입니다. 인적도 별로 없는 곳인데요, 순간 이거 너무 과잉반응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그냥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물은 ‘부적합’이라는 검사 소견이 붙어있는 석간수를 받았습니다. 끓여 먹을 생각으로요, 그냥 보기엔 맑고 좋을 것 같은데 검사결과가 부적합이라니 약간 서운합니다.

약수터 길 연못에서 수면에 비친 나무와 하늘을 보았습니다. 한 폭의 그림이네요. 그 길가 언덕에서 초록의 이끼도 보았습니다. 봄기운이 물씬 풍기네요. 지금 땅과 하늘은 생명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아침의 공원이 어머니의 품처럼 따스하고 정겹습니다. 마치 어린이가 된 기분입니다. 부추김, 우리 삶에도 가끔 부추김이 필요합니다. 마음이 느슨해질 때, 일하기 싫을 때, 나라가 난국일 때 긍정과 응원의 부추김이 필요합니다. 서로를 조금씩 응원하면서 성실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부추기는 것, 이런 파이팅이 오늘 우리에게 어머니처럼 다가옵니다. 2020.2.26.(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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