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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국립 조치원 원장

국립 조치원 원장

열차를 타고 조치원(鳥致院)을 지날때면 조치원이 무슨 새(bird) 연구기관처럼 느껴진다. 새 鳥, 다스릴 致, 담집 院. 새를 다스리는 담을 둘러친 집, 새를 관리하는 연구기관, 하하. 새를 관리하는 연구소는 개인이 하기 힘들 것이니, 국립으로 하는 게 제격이겠다. 그래서 ‘국립 조치원’, 이를 총괄 지휘하는 원장이 ‘국립 조치원 원장’이 되며, 이 자리에는 새 박사를 초빙하는 게 제격이겠다.

이런 생각을 하니 우리나라 조류학(ornithology)의 현주소가 궁금해 진다. 국내에 조류학과가 있는 대학은 없다고 들었다. 조류학은 생물학의 한 분과이므로 생물학과에 포함된다고 한다.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조류학자는 지금은 은퇴한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윤무부(1941년 생) 교수였다. 윤 교수는 방송에도 많이 출연해 국민 새 박사가 됐다. 아들 윤종민(45세) 박사도 경희대 생물학과를 거쳐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지금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나무위키 침조).

그런데 조류학자를 검색하다보니 대한한국 1세대 원로 조류학자 원병오(元炳旿, 1929년생, 90세)박사가 나왔다. 원박사의 이력은 파란만장 그 자체였다. 위키백과에 나오는 원박사의 이력을 요약해 본다. “그는 경기도 개성에서 해방 전 한국 유일의 조류연구가였던 원홍구의 4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산과 들로 새를 쫓아다닌 경험 때문에 새를 연구하게 되었다. 그는 1948년 김일성대학 농학부 축산과에 입학, 같은 학교 단과대학인 원산농업대학을 다니던 중 1950년 한국전쟁 때 월남했다. 전쟁 기간 육군 포병장교로 참전, 중위 때 당시 3군단 포병단장이었던 박정희 대령의 전속부관을 지냈다. 전역 후 경희대학교 생물학과를 거쳐 1961년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예일대학 대학원의 특별연구원(Post-doctorate fellow), 경희대 문리대학장, 경희대 부설 한국조류연구소장 및 자연사박물관장, 산림청 임업연구원, 문화관광부 문화재위원, 국제조류보호회의 본부 간사 및 한국본부장을 거쳐 아시아지역 회장, 국제자연보호연맹(IUCN) 종족보존위원회(SSC) 위원(현재) 및 생태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1994년 경희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할 때까지 학술논문 150여 편과 학술서 18권을 냈다. 50여 종의 새로운 조류종을 발견했고, 이동실태나 계절적 분포를 새로 밝혀낸 것이 100여 종이나 된다. 국내 조류학계를 이끄는 학자들 대부분이 그의 제자들아다. 현재 경희대학교 명예교수이며, 한국조수보호협회 회장, 국제환경과학연구소 이사장, 국제조류학회(IOC) 이사이기도 하다.”

인용이 너무 길었네. 원래 길게 쓰려고 시작한 글이 아닌데 뿌리를 찾다보니 이렇게 되었네. 하하. 그런데 어느 학문분야든 뿌리가 중요하다. 학문은 뿌리부터 파야 그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뿌리를 알아야 가지를 안다." 너의 말이다. 근본과 가지를 모두 알아야 제대로 된 학문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학문의 전통은 어떤가. 근본을 알려고 하지 않고 곁가지를 붙잡고 학자인척 하고 있는 건 아닌가? 바로 너에게 하는 말이다. 조치원의 의미를 찾다가 오늘 학문하는 근본 자세에 대해 좀 각성해 보았으니, 가끔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것도 괜찮은 일인 듯 싶다. 그래서 내친 김에 조류학계, 그리고 농림수산부에, 조류학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농생명 생태관리 활용방안을 연구하는 “국립 조치원”을 교원대학과 충북대학이 가까운 바로 그 조치원에 건립하면 어떨지, 건의해 본다. 2019.10.1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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