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소리
『까치 소리』, 대전 동구 정다운 복지관의 소식지 이름입니다. 2019년 3월 1일에 창간호가 나왔네요, 너도 선배 시민 독서 활동 모임에 적극 참여, 독후감을 정리하여 냈었는데, 그 글이 여기에 실렸습니다. 제 글이 나오는 종이는 저의 의미가 담긴 거라 인쇄 냄새도 좋습니다. 반가워 2부를 고이 챙겼습니다.
예전엔 까치가 길조였습니다. 그래서 까치 소리는 좋은 소식의 전령으로 여겼었지요.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고요. 정말 그 마음 인문학적이지 않습니까?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는 마음, 누군가와 만나 인생의 행복을 나누려는 그 마음, 그런 마음들이 가난했던 사회에서도 사람들의 마음을 풍요롭고 예쁘게 만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기술문명이 발전하면서 인간 사회는 점점 삭막해져 왔습니다. 까치 소리의 서정적 의미도 점점 축소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까치가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까치는 타도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까치는 까마귀보다도 못한 새로 전락되었지요. 가난한 시절에 희망을 주던 까치의 문학적 기능은 이제 사라지고 있습니다.
오늘 복지관에 갔다가 앞산 큰 상수리나무에 있는 까치둥지를 보았습니다. 둥지가 네 개나 있네요. 하지만 까치 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빈 둥지일까? 아니면, 까치들이 잠시 잠자고 있는 걸까? 아니면, 사람들이 반가워하지 않으니 애써 숨어 소리를 내지 않는 걸까? 생업을 위해 잠시 외출을 한 것일까?
너는 그래도 까치 소리가 좋습니다. 일단 경쾌하니까요. 까치의 음악은 장조인가 봅니다. 밝거든요. 그런데 까마귀는 길조라 해도 소리는 어둡지요. 단조인 것 같죠? 너는 오늘에도 까치 소리를 들으면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까마귀 소리는 우울을 몰고 오지만 까치 소리는 기쁨을 몰고 옵니다. 정다운 소식지 『까치 소리』는 우리 이웃들에게 기쁨을 선사하리라 믿습니다.
이 글을 쓰는데 스마트폰이 딩동 하네요. 아들이 용돈을 보내왔습니다. 고마워서 눈물이 나네요. 2019.4.4.(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