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수업
올 3월부터 대전 동구청 평생학습과에서 진행하는 수채화 반에 다니고 있습니다. 수강료는 무료, 이제 나이 덕분에 무료강의를 듣게 되었네요. 좋죠. 그래서 내친김에 같은 날 저녁에 기타도 배우러 가지요. 기타 선생님의 교수법이 너에게 잘 맞아 이번엔 어느 정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곧 연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런데 수채화 선생님이 40여 년 전(1975-1978) 대전 전신전화국 직장동료네요. 그 선생님은 너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너는 그분의 이름까지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하하. 그때 그 시절엔 그분에게 이성적으로 아무런 관심이 없었는데, 늘 살며시 웃는 그분의 미소가 기억에 남아 있었나 봅니다. 너는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을 잘 기억하는 특질이 있는데, 그 기억의 모티브는 당시 너에게 각인된 그분들의 인성인 것 같습니다. 그분도 늦게 그림을 배워 이번 8월에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한다네요. 예술인의 집에서 4월에 개인전도 연다는데, 꼭 가봐야겠네요.
요즘 이런저런 배움으로 너무 바빠서 한 2주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않았더니 여기저기서 전화가 옵니다. 먼저 제주에 있는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들이 만들어 준 블로그인데 오랫동안 멀리 떨어져 살다 보니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서 너의 근황을 살핀다는 것입니다. 매월 용돈도 잘 보내주고요. 참 고맙죠, 뭐. 아비를 걱정하는 그 마음 그 효성 높이 사고 싶습니다. 어제는 세종에 사시는 Y 형수님으로부터 카톡이 와서 전화를 드렸지요. 역시 블로그에 글이 올라오지 않아 걱정되었다고 하네요. 또 부천 사는 국토방위 동기에게서도 카톡이 와서 네가 전화를 했습니다. 너의 소식을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혼자 살아도 외롭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이런 점에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너는 월요일엔 한문, 수채화, 기타를 배우고, 화요일엔 다도 예절을 배웁니다. 수요일엔 강의를 가고, 목요일엔 방송대 일본학과 공부 모임에 갑니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도 3시간씩 강의가 있고요, 일요일엔 한달에 한번 산악회 관광, 그리고 중학교 동창 모임에 가니 정말 바쁘긴 하네요. 일부러 만들어서 바쁜 거죠. 하지만 고되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웃고 다니니까요. 말 상대가 없으면 혼자 연설을 합니다. 노래도 흥얼거리고, 갈비뼈를 이용하여 기타연습도 하지요. 기타연습에 갈비뼈 이용하는 건 기타 선생님에게서 배웠지요.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도 즐겁고 행복하세요. 봄이지 않습니까? 2019.4.2.(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