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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지도력

자기 지도력

방송대학 방송에서 어느 교수가 민주주의에 대해 강의하면서 민주주의는 셀프 리더십을 발휘해야 실현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민주주의가 아무리 이상적인 정치원리라 하더라도 스스로 리더십을 발휘해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었습니다. 지당하신 말씀이지요. 그런데 너는 셀프 리더십이라는 말 대신 우리말로 자기 지도력으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적절한 우리 국어가 있는데도 외래어를 쓰는 것이 못마땅해서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말 “Know thyself”는 우리 말로 너 자신을 알라고 잘 번역했는데요, 이런 맥락에서 셀프 리더십자기 지도력으로 표현하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 국어에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은 세계화 시대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현대적 감각에 맞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지난 세계사를 통해서 볼 때 국어에 대한 외국어의 지배는 결국 식민지배로까지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18~19세기 유럽 열강이 인도,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를 지배한 사례가 있지 않습니까? 우리도 36년이나 일본의 지배를 받았고요. 일본은 우리 이름까지 바꾸려했지요. 식민주의자들은 그들이 점령하는 곳에 그들의 언어를 함께 심었습니다. 그래서 인도는 영어를 써야 했고, 남아메리카는 스페인어를, 특히 남아메리카는 대륙의 이름까지 라틴아메리카가 되어버렸네요. 언어는 문명의 도구입니다. 언어는 문화의 핵심입니다. 문화 식민주의도 언어를 매개로 확대되는 것 같지 않습니까.

너는 요즘, 세계사를 공부하면서 인류의 발생지 아프리카대륙의 여러 나라, 그리고 잉카문명이 일어났던 중남미 여러 나라는 왜 문명 발전이 늦는지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너의 생각으로는 그들은 예전부터 자기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들은 학문과 교육과 연구를 게을리 한 것 같습니다. 언어도, 철학도, 문학도, 과학기술개발도 하지 않고, 농업도 별로 하지 않고, 마실 우물도 파지 않고, 그렇게 하 세월을 지내온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결국 강대국들의 식민지배를 받고, 노예로 팔려 다니고, 지금도 난민의 신세로 떠도는 사람들도 있지 않습니까. 그들은 현재 21세기에 와서도 혼돈의 정치 속에서 교육과 학문, 과학기술을 소홀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나 자신을 살리는 힘은, 나라를 살리는 힘은 자기 지도력에서 나온다는 게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도 주의할 것은 우리의 국어, 학문, 교육, 과학을 항상 재정비하고 새롭게 하여 세계 문명의 지도국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이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기 지도력은 이 시대 문명인의 필수 조건입니다. 2019.2.17.().

돈가스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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