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을 노래하는 시인처럼
다니다 보면 네가 마치 행복한 시인 같습니다. 온갖 생각이 다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너는 대인접물(待人接物)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생기를 받습니다. 세상이 그런대로 착하게 돌아가기 때문일까요? 어딜 가더라도 새롭고, 신기하고, 그래서 너는 원근의 여행을 즐깁니다. 네가 못가 본 신기한 세상이 아직 태산같이 많습니다. 또 설사 가본 곳이라도 다시 가면 새로운 게 또 있거든요. 오늘은 일단 연말연시라서 못 간 인근 복지관에 가서 안면 있는 어르신들과 새해 인사를 나누고 1천 5백 원 하는 맛있는 점심밥을 먹으렵니다. 오후 일정은 먼저 피부과 진료를 받고, 시장에 가서 연씨, 생마, 현미를 조금씩 사고, 복사용지와 티슈를 사 올 예정입니다. 홀로 살아도 건강하고 깨끗하게 잘 살려고요. 하하.
어제 오전엔 부분일식이 있었는데, 너도 집 근처 고등학교 앞에 나가 보았습니다. 눈이 부셔 쳐다볼 수 없는 빛나는 태양, 역광 사진을 찍는다는 게 너의 기술로는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눈을 찡그리며 힐끔힐끔 보다가 그냥 들어왔지요. 이 우주 대자연의 신비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알다가도 모르는 신비의 세상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천문학자나 우주과학자들이 예측은 잘들 하고 있지만, 더 본질적인 우주 운행의 원리는 계속 연구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종교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선은 태양신을 숭배했다죠. 고대 아시리아의 아슈르바니팔 왕은 태양의 아들이라고 했다죠, 기독교, 불교 등 현대 종교가 나온 것은 이 이후의 일입니다. 하지만 종교도 다들 태양, 광명을 염원하더라고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인간에겐 양심이라는 게 있다는 것입니다. 양심을 어떻게 정의하든 양심은 문자 그대로 인간이 타고난 좋은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종교적 병역거부로 바꿨다고 말들이 많은데요, 그 논쟁에 끼어들 필요는 없을 겁니다. 각자 양심에 따르면 되니까요. 다만 종교도 기본적으로는 양심에 기초할 것입니다. 군에 가든 못가든 남녀 온 젊은이들이 개인과 나라의 발전,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해서 힘써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 시 한 편 쓰고자 글을 시작했는데 결국 시를 쓰지 못했네요. 다 텔레비전 탓으로 돌리면 비양심일까요? 하하. 2019.1.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