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차(米茶)
쌀 미(米)자(字) 미차를 아시나요? 현미차(玄米茶)라고요? 아, 네 맞네요. 그런데 제가 논하려고 하는 차는 또 다른 쌀 차입니다. 하하. 솔직히 말해 쌀뜨물이요. 어제 밥을 지으며 모처럼 속살뜨물을 버리지 않고 포트에 끓여보았습니다. 그런데 곡물이라 그런지 끓으면서 부글부글 넘치더라고요. 물은 끓어도 넘치지 않는데, 그래서 포트 외부 가장자리를 물티슈로 잘 닦고 커피잔에 한잔 따라 조금씩 마셔보았습니다. 맛은 별로 없었지만 거부감도 없었습니다. 그냥 뜨물맛이랄까, 하하.
그래서 맛을 좀 개선해 볼까 생각하고 뜨물에다 커피를 한티스푼 타보았습니다. 물론 설탕도 조금 넣고, 그랬더니 맛이 좀 나아졌습니다. 쌀뜨물이 프림의 대체제가 되네요. 또 칼슘 보강을 위해 우유를 조금 넣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런대로 먹을만한 커피믹스가 되네요. 하하. 뜨물 맛이라 밋밋하지만 그래도 커피믹스보다 몸에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주 좋은 전통쌀차가 뒤늦게 생각나네요. 숭늉 말입니다. 밥을 먹고 구수한 누룽지 숭늉을 마시면 예전 엄마 생각도 나고, 아내 생각도 나고, 그래서 눈물 한방울 핑돌아도 오래된 행복이 찾아오는 것 같아요. 몸에도 좋을 거고. 하지만 네가 창안한 쌀뜨물 커피를 포기하진 않을 것입니다. 레시피를 좀더 개선해 새로운 전통 커피를 만들어 먹을 예정입니다. 너는 커피를 좋아하니까요. 하하. 그런데 오늘은 대전천 북카페에 좋은 일본책이 들어왔다기에 구경차 갔다가 그 카페에서 가장 저렴한 에스프레소를 한잔 마셨습니다. 3천원 했었는데 어느새 가격이 500원 올랐네요. 유유. 2018.12.28.(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