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의 재발견
나폴레옹(Napoléon Bonaparte, 1769-1821)은 그의 사전엔 불가능이 없다고 했다죠? 그런데 이옹(爾翁), 너의 사전엔 사전이 있습니다. 하하. 그것도 두 종류가 있지요. 하나는 언어사전(言語辭典), 다른 하나는 백과사전(百科事典)입니다. 그리고 그 중간 쯤 용어사전(用語辭典)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상식이라고요? 네 상식이고 말고요.
2018년 12월 27일 목요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 기획한 ‘사전의 재발견’이라는 특별전에 가보았습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덕분으로 모든 사전이 디지털 네트워크에 들어와 있지만 예전에는 종이 책 사전이 전부였지요. 학교에서 우등상을 타면 그 부상은 으레 국어사전 아니면 콘사이스 영어사전이었던 걸 기억합니다. 그리고 새책 사전을 펼치면 기분도 좋고, 냄새도 좋고, 정말 좋았죠. 국어사전 하나, 영어사전 하나 책상에 두고 사전을 찾아보며 공부하는 것이 예전의 전형적인 학습 풍습? 하하, 아닌가요?
전시회에 가보니 우리나라의 사전 변천사가 펼쳐져 있네요. 우리사전이 처음 나온 때부터 각종 문헌자료들을 모아 깔끔하게 차려놓았군요. 문헌자료마다 설명도 친절하게 써 놓았네요. 너는 한시간 반동안 사진을 찍으며 구경했습니다. 구한말부터 일제 강점기, 그리고 50, 60, 70년대까지 우리말 사전을 편찬보급한 선각자들의 열정이 문헌을 통해 느껴집니다. 그리고 언어의 역사성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말과 예전의 말은 달라도 너무 다르고, 지역적으로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시대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저 때 저 언어들, 그 시절 그 방언들, 그리고 지금의 한국어, 외래어 투성이에다 매년 쏟아져나오는 신조어들을 너로서는 참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헐. 그래서 문헌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서는 반드시 역사언어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되네요. 그 전시 내용을 여기에 다 나열할 수가 없기에 일단 오늘의 사전의 재발견 큐레이션은 여기서 접습니다. 그런데 또 아쉬운 것은 그 전시도 도록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글박물관 도록은 절판이고, 사전의 재발견 도록은 아예 만들지도 않았다니 이도록 교수 참 서운하네요. 하하. 그런데 금년의 신조어 중 1위는 ‘소확행’이라네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인말이라는데요. 헐! 018.12.27.(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