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아줌마의 마음
대전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에는 뚱보, 홀쭉이, 수염, 대머리, 중고생, 아가씨,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앉고 서서 저마다 흔들거렸다. 한 정거장에서 늙은 아줌마가 올라오니 젊은이가 자리를 양보했다. 그 아줌마는 매우 고마워하면서 정말 진심 어린 인사를 했다.
“스마트 폰 때미 젊은 사람이 앉아야 하는 디.”
순간 너는 마음속으로 빙그레 웃었다. 하하. 과연 간까지 내어준다는 충청도 아줌마의 마음이네. 양보를 받으면서도 젊은이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그 마음. 하하. 싱겁지만 고맙고, 깊고, 재미있지 않은가?
대전은 아직도 1900년대의 풍경이 많아 남아 있다. 거리의 곳곳에서 고향 냄새가 물씬 풍긴다. 80년대 비디오 플레이어 가계도 있고, 노점 시계수리점도 있다. 상추와 호박잎을 몇 주먹 앞에 놓고 사라고 손짓하는 할머니, 새우젓을 봉지에 분리 수거해 놓고 5천원을 외치는 아줌마, 기온은 30도, 훅훅 찌는 중앙시장에 온갖 사람들이 몰려 하루의 삶을 치열하게 즐긴다. 너는 그 시장에서 3천 원짜리 찰밥을 사먹었다. 시래기 된장국과 함께 주는 데 훌륭한 점심이다. 2018.7.11.(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