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컬럼/수필

마곡사에서

마곡사에서

 

201852() 오전 10시경 너의 인문학 집을 나서 안양행 1650번 버스를 탔습니다. 첫 번째 목적지는 대전, 너는 한 달 동안 안양 D대학에 세워둔 18년 된 자동차를 몰고 대전에 가려합니다. 내일 모래 누이 기일인데 주말이라 하루 미리 다녀오려는 것입니다. 안양에 도착하여 안양천변을 좀 걸었습니다. 5월의 초록이 싱그러운데 가을바람이 부네요. 오리와 잉어들의 고향 안양천, 너는 바삐 나무다리를 건너 학교로 올라갑니다. 비를 맞은 너의 흰 차가 깨끗합니다. 부릉, 시동을 겁니다. 요즘 부릉 이라는 배달 오토바이도 있던데, 부릉 부릉 부릉 하하, 예전의 자동차놀이 대사죠. 내비를 찍고 공주 마곡사로 향합니다. 대전 간다면서 왜 마곡사냐고요? 시간이 많기 때문이지요.

 

영동고속도로에서 다시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에서 커피를 한잔 타 마십니다. 그런데 휴게소 물이 미지근하여 커피는 불완전 용해, 그래도 그냥 마셨습니다. 전과 달리 휴게소 식당 식수대에서는 뜨거운 물을 제공하지 않는군요. 아마 손님들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을까 염려해 그런 것 같습니다. 그까짓 믹스 커피 못 타먹게 할 옹졸한 심리는 아니리라 믿습니다. 하하.

 

남 천안 IC를 지나 어느새 마곡사에 도착했습니다. 실버라 무료입장, 차를 큰 주차장에 대지 않고 절 입구까지 몰고 왔습니다. 주차장 이용 요령이 생겼기 때문, 절마다 큰 주차장은 멀리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더 올라가면 절 가까운 곳에 작은 주차장이 있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마곡사 경내로 들어섭니다. ! !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예전에 언젠가 이른 봄에 왔을 때는 날씨가 추워 그랬는지 마곡사가 아름다운 줄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계절의 여왕 5월의 마곡사는 정말 극락 환상입니다.

 

유유히 마곡사 경내를 거닐며 사진을 찍습니다. 그런데 오늘 너의 여행목적은 누이 2주기, 누이를 추모하러 가는 길, 마곡사가 목적지는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순간판단으로 누이를 위해 초파일 연등하나를 샀습니다. 판매 보살이 너에게 연등을 직접 달으라고 합니다. 너는 사다리로 올라가서 조심조심 연등을 달았죠. 울긋불긋 연등이 꽃처럼 아름답네요. 이게 다 화엄의 세계인가 봅니다. 마곡사 템플 스테이는 하루에 5만원이라는 군요. .

 

이제 또 들러야 할 곳이 있습니다. 고향에 내려온 길에 집사람한테도 가봐야죠. 계룡 남선 마트에서 소주, 오징어, 바나나, 과자를 사 들고 대성공원으로 갑니다. 묘원은 언제나 쓸쓸하네요. 술을 따라 놓고 흐느꼈습니다. 벌써 20년이나 지났건만 그래도 눈물은 마르지 않네요. 마침 전화가 와 울음을 참고 받았습니다. 5월 말 경 강의를 요청한 곳에서 강의 날짜를 조정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습니다. 네네, 조정 가능합니다. 어두워질 무렵 대전 가양동 매형 댁에 도착했습니다. 매형이 지어주신 저녁을 먹고 술도 마시고 매형과 대화를 나누다가 깊은 잠에 빠졌습니다. 2018.5.3().

 

 

 

'수필/컬럼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림사지 5층 석탑  (0) 2018.05.12
고란사에서  (0) 2018.05.06
우리들의 알밤  (0) 2018.05.02
명상과 멍 때리기  (0) 2018.04.25
종삼이네 이발소  (0) 2018.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