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과 멍 때리기
우리말이 재미라는 미명아래 저속화하고 있다. 어제 방송을 들으니 어디선가 ‘멍 때리기 대회’를 했는데 한 여중생이 우승을 했다고 한다. 하하.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걸 ‘멍 때린다.’고 한다. 재미는 있어 보이지만 뭔가 어법에 맞지 않아 어색하다. 네가 구세대라 그런가보다. 헐. 어색한 말은 멍 때리기만이 아니다. 뭘 한 턱 내는 걸 ‘쏜다’라고 하는데 이 용법이 유행한지는 10년도 넘었다. “오늘은 내가 쏠게.” 하하.
말은 습관이라 쓰다보면 자연스러워진다. 하지만 어원을 좀 따져보고 의미를 알고 쓰면 좋겠다. 오늘 텔레비전 영상에서 시화호에서 노는 저어새를 보았다. 고 녀석들을 가만 보니 얕은 물에서 부리를 이리저리 저어가며 먹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젓다’에서 저어새라는 이름이 유래한 것 같았다. 젓다, 저어, 저으니 등 변형어미 ‘저어’에 ‘새’를 붙여 지은 이름인 것 같았다. 사전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어원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 당연하여 그런 것일까? 영어로는 저어새를 spoonbill이라 했다. 부리가 숟가락을 닮은 새. 하하.
그건 그렇고, 사람이 아무런 생각 없이 멍한 시간을 갖는 것도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몸을 충분히 이완시켜 휴식을 취하면 심신의 건강이 회복된다는 것이다.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최고의 경지는 잠을 자는 것일까? 잠을 잘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 하지만 잠 잘 때 꿈을 꾸기도 한다. 특히 악몽은 잠의 효과를 떨어뜨린다. 그런데 요즘 불교대전을 해석하다보니 멍하니 있는 것보다는 명상을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명상은 모든 잡념을 버리고 정신을 통일하는 수행의 방법이니 그냥 멍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좀 차원이 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니면 바보와 천재는 백지 한 장 차이라는 말처럼 멍하게 있는 것과 명상을 하는 것도 백지 한 장 차이일까? 이를 알기 위해서는 불교대전을 더 공부하고 정말 참선 명상을 해보아야 할 것 같다. 2018. 4. 25(수).
추신
앗! 명상도 아닌 것 같다. 뉴스에 보니 몇 천 만 명의 문하생을 거느린 인도의 명상 지도자가 6세 여아를 성추행하여 걸렸다고 한다. 우리나라 종교인들도 종종 성 추행, 참 어이가 없다. 이어를 막고 살아야 할까보다. 차라리 멍 때려야 하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