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의 밤과 밤
이 글은 “토요일은 밤이 좋아” 라는 옛날 노래와는 별 상관이 없어요. 먹는 밤 이야기니까요. 2018년 3월 1일 죽마고우가 정월 대보름 부럼으로 사와서 먹다 남은 밤을 오늘 삶았어요. 그리고 삶은 밤 껍질을 약간만 벗기고 찻숟가락으로 파서 먹었지요. 토요일에 먹으니 감회가 더 새롭습니다.
옛날 산골 너의 집 주변에는 산밤나무가 참 많았어요. 아람이 버는 가을날엔 아침 일찍 누이와 함께 밤나무 밑으로 나가 반들반들한 밤색 알밤을 참 많이도 수확했답니다. 그 때의 그 기쁨 지금도 생생합니다. 누이와 너는 그 밤을 집에 가져와 엄마와 아버지와 식구대로 둘러앉아 칼로 생밤을 까서 와작와작 먹기도 하고 어머니가 쪄 주셔서 먹기도 했습니다.
학교 갈 때 삶은 밤을 실에 꿰어가지고 들고 다니면서 하나씩 빼먹기도 했지요. 특히 운동회 날에는 줄렁줄렁 실에 꿴 밤을 파는 밤장수도 많았어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달리기를 하고 와서 자기 가족 진영으로 돌아와 엄마들이 사주시는 과자와 밤을 잘도 먹어댔지요. 하하. 그런데 운동회 다음 날에는 어린이들이 그 밤 껍질 청소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그래도 아무런 걱정이 없던 그때가 정말 그립습니다. 친구가 스캔하여 보내온 예전 사진을 보니 더욱 더 그립네요. 하하. 2018. 4. 7(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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