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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불타의 관광버스

불타의 관광버스

이 글에서 버스는 사람이 많이 탈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의 대명사로 사용하겠습니다. 그래서 버스만이 아니라 열차, 비행기, 여객선 등 모든 탈 것을 다 포함합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대승大乘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대승을 타고 자연스럽게 대승불교로 달려 나아가 화엄華嚴의 거리를, 아름다운 불광佛光의 거리를 관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대승버스는 2500여 년 전 지구상에 오셔서 인류에게 무한한 자비광명을 내려주신 불타佛陀께서 처음 운전하셨고, 그 후 불타의 뜻을 받들어 역대 고승대덕들이 안전하게 잘 운행해 오셨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더욱 총명한 신세대 대덕들이 인공지능(人工知能 AI: Artificial Intelligence)을 훨씬 능가하는 새로운 불공지능(佛工智能 BI: Buddhist Intelligence)’을 장착하고 더욱 안전하게 운전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는 날마다 관광을 갑니다. 제 생각에 관광은 멀리 해외로 나가는 여행만이 아니라 날마다 빛을 보며 살아가는 우리네 일상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관광觀光은 문자 그대로 볼 관, 빛 광, 빛을 보는 일이니까요. 하하. 언어유희일까요? 언어유희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관광을 다니며 세상의 빛을 보며 부처님의 광명을 제대로 볼 줄 알아야 정말 관광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부처님의 광명을 제대로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날마다 실천을 다짐하는 관광, 그런 관광만이 참 관광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지요.

저는 지난 127일 잠실 롯데타워 7층 롯데뮤지엄에서 미국의 빛 예술가 댄 플래빈(1933-1996)위대한 빛전시(2018.1.26-4.8)를 관람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 때 부처님의 광명을 떠올리며 댄 플래빈의 전등 설치미술 작품들을 하나하나 경이롭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곳엔 관세음보살님과 함께 세광보살님도 계셔서 세상의 소리와 빛을 잘 평정하여 인류에게 평화의 빛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는 서원을 가져보았습니다. 댄 플래빈의 빛 예술은 형광등을 이용, 아름다운 라이트 아트를 연출하여 관람객들을 매료시켰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빠진 게 있다면 바로 부처님의 자비광명이었습니다.

우리 불자들에게는 육체肉體의 관광보다 심체心體의 관광이 훨씬 더 본질적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과 대덕 스승님들이 조종하시는 버스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여객선을 타고 인도, 네팔, 스리랑카, 미얀마, 중국, 일본을 관광하고, 제주 관음사, 부산 범어사, 양산 통도사,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 대구 동화사, 김제 금산사, 보은 법주사 등등 전국의 모든 사찰로 자비의 법륜을 굴리며 불심의 관광을 마음껏 즐기면 참 좋겠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서울 삼각산 화계사로 와 부처님의 연등을 환히 밝히고 세계일화의 구현을 위해 일심으로 기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그 땐 저승에 계신 빛 예술가 댄 플래빈의 영혼도 세계일화世界一花에 끼워드릴 수 있겠지요.

세계일화를 위한 등 공양은 부처님 오신 달의 이벤트로만 할 게 아니라 1365일 불자들의 일상이 되게 생활화하면 참 좋겠습니다. 우리는 날씨에 관계없이 날마다 빛을 보고 사는데, 이에 더하여 부처님의 광명도 날마다 제대로 볼 수 있도록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재가불자들의 약점은 석탄일 행사 때, 아니면 절에 올 때만 정성껏 기도를 올리고 집에 돌아가서는 이러한 부처님의 자비광명을 까맣게 잊고 생업에 바쁜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생업 중에도, 일과 후에도 불자들은 날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맑고 밝은, 환희에 찬 마음으로 살아가면 참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금년 329일 강남 학여울역 서울국제무역전시장에서 열린 불교박람회를 구경하며 예쁜 목탁을 하나 샀습니다. 서툴지만 아침저녁으로 목탁을 치고 반야심경을 독송하며 저 자신을 일깨워보려고요. 그리고 새로 지은 멋진 세계일화 국제선원에서 템플 스테이도 좀 해보고 싶습니다. 네네. 부처님의 탄신을 진심으로 봉축하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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