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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우리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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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동네도서관이 해야 할 중요한 과업 가운데 하나는 고전 읽기를 통한 인성프로그램 실행, 그리고 고전 읽기 후속으로 일기쓰기, 편지쓰기, 수필쓰기를 진행하여 인간의 마음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

 

세계는 산업화에 따른 지식교육과 과학기술교육을 통해 오늘과 같은 찬란한 문명을 이룩하였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컴퓨터 인공지능을 위주로 한 4차 산업혁명으로 이러한 발전은 가속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본래의 인성을 점점 상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모든 나라가 지식과 기술교육에 치중하여 철학적 정신교육을 소홀히 한데서 그 원인의 일단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거의 날마다 지구촌 곳곳에서 폭력, 테러, 성폭력, 총기난사, 전쟁 등 인간이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국에서도 ‘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힘입어 검사, 시인, 문화예술인, 교수, 종교인 등 지식인이라고 이름난 사람들의 성폭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네요.

과연 그들이 남녀 간의 성윤리를 몰라서 그랬을까요? 네 생각엔 인성이 무너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법을 알고, 종교를 믿고, 문학과 예술을 잘하면 뭐하겠어요? 인간이 안됐는데. 그 알량한 지식과 기능을 가지고 상관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을 채운 별유천지비인간들, 그래서 돈과 권력은 사람을 사람답지 않게 만들기 쉬운가 봐요. 더구나 후배, 문하생, 제자들을 성폭력의 대상으로 삼았다니 정말 너무하네요. 그 장래가 촉망되는 새싹들을 말이죠.

 

그래서 우리 동네도서관만이라도 전국 각지에서 이 비인간을 예방하기 위하여 뭔가를 해야겠어요. 너의 생각은 도서관에서 고전읽기, 글쓰기, 일기, 편지쓰기 프로그램을 상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시험에 대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건강프로그램 또는 인간관계프로그램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편지 써 보셨죠? 가족 간, 친구 간, 사제 간 편지는 진심어린 소통수단입니다. 엄마의 편지, 아빠의 편지, 딸의 편지, 아들의 편지, 선생님의 편지, 제자의 편지, 편지를 받아 읽으면 반가워서 웃고, 기특해서 웃고, 감동해서 울고, 대견해서 울고, 진짜 인간적 소통이 잘 된다니까요. 일기 써 보셨죠? 일기를 쓰면 본인의 잘잘못을 반성하고 정직하고 솔직해집니다. 앞으로의 희망도 설계하고요. 생활 속에서 고전을 수시로 읽으며, 일기와 편지를 쓰며 철이 들어가는 것, 이런 생활이 사람을 사람답게 해주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00답다가 참 중요합니다. 인간답다, 아빠답다, 엄마답다, 교수답다, 시인답다, 검사답다, 예술인답다. 꼭 저답지 않은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니까요. 주옥같은 고전을 읽고, 글을 쓰며, 자신을 만들어가는 사람은 사람다운 사람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 일은 전공에 관계가 없고, 시험에도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모든 사람들의 공통 필수과정입니다. 과학자가 논어를 읽고, 기업인이 중용을 읽고, 예술인이 시경을 읽고, 정치인이 대학, 맹자를 읽고, 각자 저다운 인성을 만들어 간다면 인간사회의 비리와 꼼수는 확 줄어들지 않을까요? 황당하죠? , 그래서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 황당한 일을 실천하면 황당하지 않게, 드디어 인간답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는 모두 착하게 태어난 인간들이니까요. 오늘 학교에 갔다가 안양천에서 연 날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한 참 쳐다봤죠. 보기 좋더라고요. 인간적으로. 하하. 2018.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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