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이십니까?
오늘 전철에서 『미술세계』라는 잡지를 보고 있으니 옆에 승객이 물었다. 화가이시냐고. 하하. 그래서 아뇨, 하고 짧게 대답했다. 자네가 그림에 관심은 있지만 화가는 아니기에. 하하. 그런데 몇 초 후 옆을 보니 보따리를 두 개씩이나 바닥에 내려놓은 그 할머니가 초록색 표지로 된 얇은 책을 읽고 있었다. 슬쩍 곁눈질해보니 에드거 앨런 포(Edgar Allan Poe, 1809-1549)의 “Annabel Lee 애너벨 리”라는 시였다. 그것도 영한 대조 판. 하하. 이 분이 시인이신가?
그런데 왠지 그렇게 스마트해 보이지는 않네. 원래 순진해서 그럴까? 아니 시인은 독설가도 많던데, 정치시인, 사랑중독자, 거지같은 사람도 있고... 사람들은 왜 성격들이 그리 너그럽지 못할까? 위선자도 많고, 독설가도 많고, 그럼 너는? 여러 생각이 교차하는데 열차는 어느새 종로3가역에 도착했다. 당신은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2017. 12.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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