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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좋은 생각

좋은 생각

 

오늘 다음 주 문헌학 수업을 위해 寫經에 대한 정보를 구하러 서점과 인사동을 좀 돌아다녔다. 하지만 사경 정보는 못 얻고 35백 원 하는 좋은 생각을 샀다. 큰 글자인데다가 표지가 예뻐 맘에 들었다. 예쁜 건 알아가지고. 하하. 그리고 무료 열차에 앉아 내용을 몇 편 읽어보니 유명작가의 글보다 평범한 사람들의 글들이 더 진솔하게 와 닿았다. 좋은 생각이 좋은 생각을 했다 싶다. 그러면서 너도 글을 한편 보내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좋은 생각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좋은 생각을 하고 사니 세상이 그런대로 좋게 돌아가나 보다. 인터넷 악성 댓글,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세상은 어지럽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좋은 생각을 하면 세상도 아름답게 되는 법일까? 그런데 인사동 한 미술관에서 대학 조소과 졸업 작품전을 보니 별로 아름답게 보이지 않았다. 어떤 작품은 쓰레기장을 옮겨 놓은 것처럼 느껴졌다. 네가 조소나 설치미술의 문외한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 이 혼돈의 시대가 학생들의 정서에 저리 투영된 걸까. 어떤 작품은 혐오감까지 들어 바로 나와 버렸다.

 

예전 고려시대의 사경, 고려사경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금물과 은물로 어찌 보면 사치까지 부린 것 같다. 하지만 그 정성은 高麗라는 높고 화려한 정신을 담았다. 지금도 사경을 하는 분이 더러 많다는데, 너도 진작 좀 사경을 배울걸 그랬지. 약간의 후회가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太古부터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면서 예술을 창조했다. 그리고 자연의 순리대로 평화롭게 살기를 원하고 가르쳤다. 이것이 인류의 지성사라고 해도 될까. 너도 좋은 생각, 좋은 방향으로 더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 오늘 사경 정보는 못 얻었지만 좋은 생각을 얻어 좋다. 2017. 12. 3(). 法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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