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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사랑하는 도서관, 사랑받는 도서관

사랑하는 도서관, 사랑받는 도서관

 

어쩌다 이 글에 들어오신 여러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제가 변변치 않은 글 솜씨의 소유자지만 여러분을 환영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한번 엮어보겠습니다. 오늘은 우리 마을도서관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요즘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도서관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교육 문화적으로 참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보사회에서 시민의 삶은 이제 세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피부로 느끼고 있지요. 특히 시민의 평생교육과 문화 복지 면에서는 전국, 전 세계의 도서관들이 그 거점 역할을 다해야 할 텐데요, 일단 도서관들이 늘어나고 있다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겠어요.

 

그 크고 작은 도서관들은 건물과 시설만이 아닙니다. 21세기에 와서 도서관들은 더욱 활성화되기 시작했지요. 많은 선진 도서관들은 활발한 프로그램들을 선보이면서 평생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거의 조용한 공부방 도서관만이 아니라 이제는 모든 시민들이 각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도서관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교육문화의 장으로 도서관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외국 사례를 들어보면 일본의 경우 누구든지 뜻 있는 사람이 도서관을 열어 대화를 통해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는 동네도서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동네도서관 운동은 책 중심이 아니라 사람 중심이라고 하는데요, 이웃들이 서로 만나서 소통하고 차를 마시며 수다를 떨 뿐 아니라 서로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자신들의 삶의 질을 문화적으로 증진시켜 나간다고 합니다. 이 내용은 동네도서관이 세상을 바꾼다.”는 책에 소개되어 있지요. 또 인구 5만 명의 소도시 다케오의 시립도서관은 다종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전국 전 세계에 도서관 서비스를 관광 자원으로 개방하여 연간 100만 명이 그 도서관을 방문한다고 하네요. 도서관이 관광 상품이 되는 건 좀 그렇지만 도서관 서비스를 전국, 전 세계에 충분히 개방한다는 면에서는 좋아 보이네요.

 

우리도 이제 도서관들이 좀 달라지고는 있습니다. 국립도서관이 아니라도 전 국민에게 회원자격을 부여하는 도서관도 생겨났습니다. 얼마 전 서울 서대문구 이진아도서관을 견학하며 그 도서관 회원 자격을 물어 본적이 있는데, 전국의 누구에게나 회원자격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대답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도서관의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아 그 후의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일단 누구에게나 도서관회원자격을 준다는 그 포용적 마인드는 참으로 참신하게 다가왔습니다.

 

한편 제가 어느 지역 도서관에 근무할 때 행정구역이 다른 인접 마을 주민들이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고 간청하여 운영위원회에 회부한 적이 있는데 도서관 예산을 지원하는 자치단체가 달라서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고 매우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얼마 후 저는 그 도서관을 나오게 되었지만 지방행정이라는 게 정말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것 같아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참으로 허탈하답니다.

 

그런데 최근 위례신도시에 들어선 어떤 도서관도 자기 행정구역 주민에게만 서비스를 한다는 말이 들려오네요. 위례신도시는 행정구역이 경기도 하남, 성남, 그리고 서울 송파구로 3분되어 있어 주민들이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서관서비스도 행정구역이 달라서 다른 행정구역 주민들은 도서관을 지척에 두고도 회원자격이 없어 충분히 이용할 수 없다니 참 모순 같지요? 물론 예산을 지원하는 지자체가 달라 그렇다는 걸 이해 못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해당 지자체들이 협력과 조정을 통해 주민불편을 덜어주는 것이 진정한 시민서비스가 아닐까요?

 

이 밖에도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행정에 개선할 점은 아직 많습니다. 우선 도서관에 전문사서가 너무 적습니다. 따라서 고객응대를 공익이나 자원봉사자가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도서관 직원이 전문성이 없다는 오해를 받기가 쉽습니다. 둘째는 충실하고 유익한 평생교육 프로그램이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계절에 따라 단발성, 이벤트성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그런 프로그램은 정말 그때의 전시효과 뿐 남는 게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도서관들은 아직도 고객 규제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자료실에는 자기 책과 소지품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 도서관 책과 자기 책을 참조하며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도서관은 공부방이 아니라고, 도서관에서는 도서관 소장 자료만 보라고 하지요. 도난방지 시스템이 있는데도 책의 분실을 우려해서 그렇게 하고 있으니 시민들은 불편할 따름입니다. 그리고 도서관이 시민들에게 좀 더 친절했으면 좋겠어요. 시민을 사랑하는 도서관이 되었으면 참 좋겠어요. 그렇게 해 주신다면 시민들도 도서관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될 것입니다. 끝으로 도서관 식당은 밥도 좀 맛있게 해주시면 좋겠어요. 꿀꿀이 죽 같은 식사는 너무하잖아요. 하하. 할 말은 많으나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2017. 10. 2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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