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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아가의 미소

아가의 미소

 

정리정야(整理正也). 논어에 나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정리란 바르게 정돈하는 것이다. 그래서 논어의 정자정야(政者正也)와 맥이 같다. 하하. 어제 토요일 하루 종일 너의 도서관을 정리했다. 여기저기 무질서하게 놓아둔 책들을 주제별로 분류하여 재배치했다. 기증 받았거나 구입한 박물관 전시 도록들은 빼보기 좋게 실 중앙에 배치했다. 책상과 의자도 새로운 레이아웃으로 바꿨다. 그런대로 봐줄만하다. 정보사회론 교과의 혁신을 다루는 장에서는 혁신은 언제나 새로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개인도, 회사도, 도서관도 혁신을 위해선 언제나 새로운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

 

정리도 노동이라고 은근 땀이 배어나 샤워를 했다. 그런데 한 달 동안 세탁을 안 해왔더니 갈아입을 속옷이 없네. 하하. 입었던 속옷을 다시 입을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노팬티로 하루 견딜 수밖에 없다. 하하. 노팬티라도 혼자 있으니 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당연 겉 바지는 입었다. 통풍은 훨씬 잘 되는 것 같다. 핫바지 뭐 새듯이 가스증발도 더 잘 될 것 같고. 하하. 허전해서 그렇지 이것도 괜찮은 코디로구먼. 하하하.

 

게으름 피우지 말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데 혼자 있으니 자유가 게으름으로 변하는 것 같다. 조심해야지, , 조심해야지. 그래서 성현의 말씀에도 혼자 있을 때를 조심하라 했지. 그래도 어제는 책을 정리하고, 오늘은 손빨래를 좀 하고 학생들의 과제물도 체크했으니 그나마 잘 했지. 하하.

 

인근 롯데리아에 가서 착한 점심을 먹고 가락시장에서 자판 커피를 한잔 했다. 그때 마침 카톡, 카카톡, 카톡. 아들이 손주 사진을 보내왔다. 손주가 방긋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하하. 누가 그러는데 아기들은 하루에 300번 이상 웃는다고 한다. 정말 순수하고, 착하고, 해맑은 미소, 너도 아가를 보면 진실한 웃음이 절로 나온다. 특히 손주가 웃으니 두 배로 더 행복하군 그래. 하하.

 

마트에서 땅콩, 우유, 두유, 쌀밥 등 먹거리를 좀 가볍게 사가지고 집으로 오지 않고 전철을 탔다. 사람 사는 모습도 보고, 글도 쓰고, 그래서 교대역까지 갔다 오며 이글을 쓴다. 이 세상이 낙원이다. 새로움을 추구하면 날마다 살맛이 난다. 날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아기들처럼 즐겁게 살아라. 일전에 어느 신문기사에서 오모데나시(おもてなし)’라는 일본의 환대문화에 관해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관광산업에 관한 기사인데 한마디로 요약하면 한국 사람들은 무뚝뚝한데 일본 사람들은 친절해서 외국 관광객들이 한국보다는 일본으로 더 간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그렇겠다. 너도 돌아다녀보지만 식당이건 박물관이건 관공서이건 우리나라 사람들은 별로 친절하지가 않다. 왜 왔냐는 식이지. 하하. 어느 성공한 기업인은 한 강연에서 직원들의 얼굴을 보면 그 직장의 미래가 보인다고 했다. 정말 그럴 것이다. 직원들이 항상 아가처럼 해맑게 웃지는 못해도 밝은 얼굴, 친절한 미소로 고객을 대하면 참 좋겠다. 특히 도서관 직원들이 그랬으면 더 좋겠다. 고객들에게 소가 닭 보듯 하는 표정을 지어서는 좋은 도서관을 만들 수 없고, 도서관의 위상도 바로 세울 수 없다. 다들 알고 있는 그 친절을 실천 하면 될 텐데. 언제 어디서나 환영하는 인사, 진실한 미소 이게 가장 좋은 처세술이 아닐까 싶네. 하이 소오데스네 はい そうですね하하하. 2017. 10. 8().

 

생물분류학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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