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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실버 관찰

실버 관찰

복지관에 왔다. 식당에서 730cal 영양밥을 맛있게 먹었다. 너는 전후좌우에서 식사하는 노인들을 자연스럽게 관찰했다. 곁눈질이다. 피부는 쭈그러지고, 머리는 허옇고, 전두 또는 후두가 여지없이 벗겨지고, 할머니들이 파마를 해 본들 미감은 제법 적네. 하하. 하지만 식성과 식욕은 다들 좋아 보이네. 많이도 잡수신다. 저 정도면 건강한 실버들이지.

물을 마시고 현관으로 나오니 식사하고 나오는 노인들이 또 자연스레 목격된다. 그런데 아까 앉아계실 때는 몰랐는데 대개 균형이 깨졌다. 등은 굽고, 어깨는 삐뚤어지고, 다리는 옥고, 쩔룩거리는 분, 발을 땅에 끌며 잔걸음(walking with short steps)으로 겨우겨우 이동하는 분, 저미다 삶의 과정에서 다양한 아픔을 겪었나보다. 밥이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고령사회다. 4차 산업혁명이 온다지만 이 사회는 늙어간다. 고령사회에는 활력도 줄어질 것이다. 노인들은 소비적이다. 사회복지사에게 일자리를 주지만 그 일도 노인을 보살피는 일이니 생산적이지는 않은 듯. 실버는 점점 자립 능력을 잃고 자녀에, 사회에 의존하게 되지. 몸도 마음도. 너라고 예외는 아니지. 모두 세월이 주는 업보일까?

너는 아들이 지난달부터 용돈을 보내주는데 고마워서 눈물이 나지. 그런데 오늘 한 노인이 세상을 떠났다네. 한 시대의 풍운 문학인 마광수(1951-2017)교수가 자살했다는 뉴스가 나오네. 노인이 싫어서였을까? 그의 작품이 우리사회 통념상 야하다고 말이 많았지만 이제 다 잊고 부디 좋은 곳으로 가시길. 2017. 9.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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