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넝쿨과 포토샵
오늘 송파노인복지관에 왔다. 노인은 미인이 없다. 하하. 식당에 200여명이 3천 원짜리 좋은 기장밥을 먹는데 하나같이 주름진 노인들이다. 식사 후 현관 문밖으로 나왔다. 뜰 앞의 포도넝쿨이 싱그럽다. 소위 그레이프 바인 또는 클러스터 이론의 주인공. 노인도 확실히 젊은 포도넝쿨이 좋다. 오늘은 7월 11일, 포도넝쿨을 보니 이육사의 청포도라는 시가 그립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淸泡)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원래의 뜻은 수험생들이 공부하도록 놔두고 너는 이 푸른 시를 감상한 후 컴퓨터 교실에 들어가 포토샵을 배웠다.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쳐주셔 참으로 고맙다. 다들 참 재미있다고 이구동성, 수업을 두 번 들었지만 강의평가가 좋을 것 같다. 2017. 7. 1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