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컬럼/수필

세종 기행

세종 기행

2017630일 금요일 12일로 세종에 다녀왔다. 수서 발 고속철도를 이용했다. 원래 그곳 지명은 세종이 아닌데 행정도시를 만들어 놓고 몇 년 째 그렇게 부르니 이제 어색함이 좀 사라졌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그 지명은 영 아니다 싶다. 지명은 그 곳의 역사성을 반영해야 할 텐데 세종이라는 명칭은 그곳의 향토사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수서역 출발 후 38, 오송역에 도착했다. 빠르다. 형님 내외가 오송역까지 차를 몰고 마중을 나오셨다.

형님 댁에서 형님 내외, 지인분과 담소를 나누며 돼지고기 보쌈과 소주를 곁들여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술이 거나하게 취하니 형님이 노래방을 가자고 제안하신다. 너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라 흔쾌히 따라나섰다. 노래라야 트롯이 전부지만 예전을 생각하여 추억을 그리며 돌아가는 삼각지부터 아침이슬까지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니 원래 없던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 넌 왜 스트레스를 안 받니? 아마도 색즉시공때문인가 보다.

다시 형님의 아파트로 돌아와 캔 맥주로 입가심을 했다. 요즘은 국산 맥주보다 외국 맥주가 맛있다고 의견을 모으며 술이 취해 각자 사방으로 흩어져 코를 골았다. 너는 형님의 막내딸이 쓰던 침대를 배정받았지만 미안해서 침대 사용을 하지 않고 시원한 방바닥에 DB 잤지. 요즘은 데이터베이스 시대라서 자면서도 DB를 해야 하나? 하하. 방바닥이 약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너에게는 그게 더 좋은 선택이기도 했다.

아침에 깨어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반가운 단비다. 미역국, 백반, 나박김치, 김장김치, 파김치, 오이장아찌 등 형수님 표 진수성찬을 맛나게 해치우고 비가 멎은 11시경에 다 같이 금강 자연휴양림 산책을 했다. 빗물을 머금은 초목들이 생기가 넘친다. 식물원엔 열대식물이 많았다.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계단을 걷다가 오른 다리를 삐끗 했다. 하지만 걷기에는 별 지장이 없었다.

이제 네가 다음 장소를 제안했다. 먼저도 가 보았던 시골 매운탕 집. 금강 변 그 식당에 이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대기번호표를 받아 기다려 메기매운탕을 잘 먹었다. 매운탕 국물이 좀 남았는데 형님이 그걸 싸가지고 가신다고 했다. 하하. 말릴 수는 없었다. 음식을 아끼는 그 정신을 높이 사야 한다. 다들 맛있게 드시니 기분이 좋다. 이제 너는 서울행. 청주에서 고속버스를 탔다.

아까 산림휴양원에 있을 때 출판사에서 너의 문고판 책이 나왔다는 문자가 왔다. 서울까지 버스로는 1시간 40, 다리가 아파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을 가는데 오지게 넘어질 뻔 했다. , 이거 심각하면 어쩌지. 하지만 겨우겨우 집에 돌아와 출판사에 가서 책을 받았다. 책을 가져 오는데 계단을 오를 수 없을 만큼 다리가 더 아파왔다. 겨우겨우 너의 4층까지 올라와 새로 나온 책과 다리를 교대로 어루만지며 휴식을 취했다. 하룻밤 푹 쉬면 괜찮겠지, .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떠 걸어보니 다리가 아프지 않다. 계단을 내려가도, 올라가도 아프지가 않다. ! 정말 감사합니다. 삼신할머니. 이렇게 놀라운 회복력을 주셔서요. 다시 시내를 활보할 수 있다. 2017. 7. 2().

 

 

 

 

'수필/컬럼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도넝쿨과 포토샵  (0) 2017.07.11
교대역 구상  (0) 2017.07.10
젊음  (0) 2017.05.19
자서전의 정의  (0) 2017.05.13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  (0) 2017.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