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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스님의 헤어스타일

스님의 헤어스타일

스님들은 머리털은 미는데 왜 눈썹은 밀지 않을까? 털이 수도에 방해가 된다면 모든 털은 다 밀어야 하는 것 아닌가? 오늘 아침 이처럼 뜬금없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하. 그러면서, 아하! 문동처럼 보이지 않으려는 건가? 아니면 그래도 눈썹은 있어야 염불하고, 강의하고, 포교할 때 표정관리를 잘 할 수 있어서일까? 하며 그 대답도 일부 생각해보았다.

스님의 헤어스타일은 글자 그대로 중머리다. 헤어가 없으니 헤어스타일이라 붙이는 것은 좀 모순이지만 그래도 두피에 모근(머리털 뿌리)이 약 1만 픽셀로 점 박혀 있으니 스타일이라고 할 수는 있다. 하하. 그런데 헤어스타일은 아무래도 스님이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말이다. 일반인들의 헤어스타일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그래서 네가 그 스타일을 전부 다 표현할 수 없다. 자세한 것은 미용전문가에게 물어볼 일이다. 그런데 요즘은 특히 너의 눈에 띄는 머리 스타일이 있으니 대머리와 까까머리다. 그 머리스타일은 영락없이 스님을 닮았다. 예를 들자면 어떤 교수의 머리나 거리에서 흔히 만나는 조폭 머리. 그래서 그 스타일에 가사장삼만 걸친다면 외모 상으로는 스님과 구별할 수 없을 거다. 그러기에 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 더러 있는지도 모르겠다.

, 모르는 이야기는 쓰면 실례인데, 너는 글을 읽다가 무엇 무엇인지 모른다.”는 문장을 접할 때 쓴 웃음을 짓는다. 모르는 걸 왜 쓰나? 하하. 그래놓고 여기서는 너도 모른다고 쓰니 자가당착이네. 그래도 시작했으니 이어서 쓰겠다. 네가 하고 싶은 말은 헤어스타일이 스님이라 해서 다 스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 다른 말로 하면 머리털을 민다고 다 스님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 그래서 항간에서 툭하면 다 집어치우고 머리 깎고 절에 가고 싶다는 그 말은 스님의 진정한 정신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거지. 경전공부도 안하고 어떻게 스님이 된다는 건가? 공부 안하고 스님 행세를 하면 그게 혹세무민’ ‘땡 중아니고 무엇인가? 점쳐주고 복채를 받고, 부적 써 주고 돈을 받고, 몇 백 만원 내고 굿을 하라하고 이런 것은 스님의 스타일이 전혀 아닌 거지.

그래서 스님에게도 분명 헤어스타일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 반짝이는 알머리에 부처님의 광명을 받아 열심히 경전을 공부하고, 실천하고, 대중을 인도하는 거룩한 과업을 실천해야 한다.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 거룩한 가르침에 귀의 합니다. 거룩한 스님들께 귀의 합니다.” 삼귀의 노래에 잘 어울리는 그러한 보배로운 스님들, 그래서 그 노래가 무색하지 않게 실천궁행하는 그러한 보배 스님들이 진승(眞僧)인 거지.

그런데 불교방송 들어보니 스님들이 대중을 너무 가르치려 드는 것 같아 그 표현을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마디 해놓고는 아셨죠? 이해했나요?”하는 것은 좀 그렇지. 요즘은 시민들의 문명 수준이 높아 어떤 강의를 하든 겸손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 스님들이 자연과학을 이야기 할 때는 더 신중을 기해야한다. 주입식 교육에서 든 강의 습관은 이제 버리는 게 좋지. 시민들은 성실하고, 유머러스한, 공명(共鳴)하는 강의를 원하지. 이게 스님의 헤어스타일에 맞지. 2017. 7. 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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