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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호수의 백조

호수의 백조

잠실 석촌 호수에 큰 백조가 왔다고 해서 점심도 먹을 겸 외출을 했다.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주문하고 10분 이상을 기다렸다. 어제는 문정동 롯데리아에서 30분 기다렸는데 오늘은 10, 이제 햄버거도 패스트푸드가 아닌가보다. 맥도날드효과가 없어 보인다. 롯데리아라 그런 걸까? 서비스도 별로고, 빠르지도 않으니 대안을 생각할 때가 되었나보다.

123층 롯데타워 앞 호수로 나아갔다. 날씨가 좋아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나와 호반의 경치를 즐기고 있다. 수양버들이 처녀의 긴 머리마냥 미풍에 나부낀다. 어제 내린 봄비를 머금고 꽃과 잎이 신나게 돋아나고 있다. 호수엔 커대란 고무 백조가 하트를 그리며 떠 있다. 그래서 스위트 스완이라 했나보다. 하트모양이면 하트 스완이 더 맞지 않나? 고무풍선 스완이지만 한 쌍의 부부다섯 자녀 스완이 보기에 정겹다. 통기타 공연도 즐겁다.

일 때문에 곧 집으로 돌아왔다. 졸면서 원고교정을 다 본 다음 백조를 다시 생각하니 백조의 호수가 떠오른다. 검색을 해보니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이라고 뜨고 동영상도 바로 볼 수 있었다. 와, 이건 발레라기보다는 서커스에 가깝네. 관객들의 박수가 요란하다. 그런데 백조의 호수는 의미에 모순이 있어 보인다. 호수를 백조가 다 소유하는 것도 아닌데. 하하. 작품이름이니 그렇겠지, 왜 시비야, 시비는. 하하. 어쨌든 백조의 호수보다는 호수의 백조가 더 정상이다. 백조가 호수에 있으면 나의 백조, 너의 백조, 만인의 백조가 된다. 저 고무 백조도 멋있긴 한데, 그런데 백조는 유유히 날아야 하는데, 이 봄, 진짜 백조의 멋진 생명의 비행을 보고 싶다. 그들의 날갯짓을 어찌 발레에 비유하랴? 차이코프스키와는 큰 차이가 날걸. 하하. 2017. 4. 2().

한강에 온 요한 볼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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