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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세계 도서관 건축사

세계 도서관 건축사

요즘 번역 일을 끝내고나니 할 일이 없어 작년에 구입한 영어 원서 두 권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한 책은 2013년에 시카고대학교 출판사에서 나온 THE Library-A WORLD HISTORY(328)이고, 다른 한 책은 역시 2013년에 옥스퍼드대학교 출판사에서 펴낸 THE BOOK, A GLOBAL HISTORY(748)이다.

앞의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도서관 건물의 사진이 많이 있는 대형 서적으로 사진 반, 글 반이어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세계 곳곳의 독특한 도서관 건물을 건축학자가 답사하여 역사적 문화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뒤의 책은 사진이 별로 없이 영문만 빼곡한 책이라 일단 질리지만 세계 책의 역사를 자세히 다루고 있어 책과 도서관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책이다.

공부를 위해 우선 사진이 많은 큰 책을 펴놓고 번역을 시작했다. 원서는 번역을 해야 공부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책장만 넘기다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책을 덮기 일쑤다. 그래서 부담 없이 하루에 한 두 문단이라도 번역할 생각인데, 또 한 1년은 걸리겠지. 하하. 이 책의 머리말은 이러하다.

 

세계도서관 건축사

머리말

이 책의 아이디어는 내가 건축학도로서 옥스퍼드의 래드클리프 카메라(Radcliffe Camera: 보들리언 도서관 열람실)에 관한 박사학위논문을 쓰면서 떠올랐다. 그 후 나는 전 세계 도서관의 건축사를 연구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1901년에 영문으로 출판된 J. W. Clark책의 관리(The Care of Books) 라는 책이 유일했고, 1976년에 출간된 빌딩형태의 역사(A History of Building Types)라는 책의 한 챕터 속에 도서관 건축을 다룬 비교적 짤막한 글을 찾은 게 전부였다. 그 후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주제에 관한 책을 발견할 수 없어 스스로 도서관의 건축사를 써보기로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오늘날 책과 도서관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렇다면 본 연구는 다만 옛 도서관을 기억하기 위해서 죽은 빌딩의 형식만을 연구할 것인가? 아마 아직 그건 아닌 것 같다. 근래에는 예전에 비해 해마다 더 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유럽의 공공도서관들은 서서히 문을 닫는 중이지만, 중국과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도서관 빌딩을 계속 짓고 있다. 책의 판매량은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010년 한 해 동안 229백만 책이 판매되었고, 이는 2001년에 판매된 162백만 책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한 것이다. 아마도 미래에는 전 세계의 책이 디지털 북으로 대체될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전례 없이 엄청난 량의 책들을 보존해야 할 것이다. 변화하는 것은 도서관의 역할이며, 이에 따라 도서관의 건축도 변화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변화의 요구는 최근까지 도서관이 비교적 정형화된 형태로 여겨져 온데 비해 매우 새로운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주요 논점은 여기 실린 건축물들이 결코 하나의 사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즉 도서관의 역사란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해온 하나의 연속적인 이야기(story)라는 것이다.

건축에 관한 책은 어떤 책이든 전체적으로 사진 일러스트에 의존하고 있다. 나는 Will Pryce가 이 책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처음부터 모든 사진을 제공해 준데 대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는 그와 함께 21개국 82개 도서관을 답사하였다. 나는 도서관에서 도서관의 역사를 연구하며 무한히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며, 일반에게 개방하지 않는 수많은 도서관을 방문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직접 체험한 빌딩을 대신할 더 좋은 자료는 없다.

수 천 년의 역사를 관통하는 어떤 단일한 주제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일은 하나의 선택 행위일 것이다. 결국 나는 내가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도서관이라는 주제를 선택했다. 그리고 이 특별한 주제를 탐험하느라 허우적대다 겨우 도서관의 건축사를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이 책을 만들었다. 이러한 전 과정에서 나는 다른 학자들과 교수들의 업적에 상당부분 의존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참고문헌 목록 및 서지해제는 이 책의 권말에 수록하였다. 나는 이 책이 도서관의 역사와 건축의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뿐 아니라 책과 책을 소장할 아름다운 공간을 사랑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즐거운 교육 자료가 되기를 기대한다.-캠벨(James W, P. Campbell). 201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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