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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기쁜 말씀

기쁜 말씀

기쁜 말씀이 기독의 복음만은 아니다. 항간에도 얼마든지 기쁜 말씀을 들을 수 있고, 만들 수 있고, 엮을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설이 다가오니 기쁜 말씀을 많이 듣는다. 건강하세요, 건강을 챙기세요, 더욱 건강하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 나이가 더 드는데 더욱 건강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듣기는 좋다. 복은 제가 한 만큼 받겠지만 복을 많이 받으라는 말씀도 기쁘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책꽂이를 두리번거리다가 悅話 2005년 판이라는 책을 꺼내보았다. 기쁠 열, 말씀 화, 기쁜 말씀, 그 의미가 참 좋다. 열화는 이퇴계 진성이씨 문중에서 발간하는 연간 잡지였다. 어린이의 일기도 있고, 그 문중 소속의 다양한 연령대에서 글을 지어 만드는 잡지인가보다. 그런데 편집자의 후기를 보니 원고모집도 어렵고 편집을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렇지, 어디서나 책을 만들 때는 편집자가 거의 모든 걸 다 하게 되어있지. 하하. 너도 서울 연수원에서 연수원 35년사를 편집할 때 혼자 밤을 새며 고생한 적이 있지. 하하. 더구나 공조직에서는 하라면 해야 하니 별도리가 없지. 초과근무, 야간근무가 수시로 노동법을 능가하고. 하하. 그래도 해 놓고 나면 보람은 있지. 할 이야기도 있고 그런 게 연습이 되어서 글도 늘고 말도 늘지.

우리는 되도록이면 기쁜 말씀을 창출하고, 출판하고, 방송하면 좋겠어. 서로 비방하고, 비난하고, 무슨 패러디 나체사진을 악의적으로 국회에 전시하고, 입에 담기 힘든 욕을 하고, 이건 기쁜 말씀이 아니지. 아무리 정적이 잘못을 했어도 좀 대승적, 합리적으로 멋지게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번 설 연휴를 슬기롭게 보내고 이 땅에 새봄이 오면 정말 좋은, 기쁜 말씀을 전할 수 있기를 고대하겠어. 국민의 열화(熱火)와 같은 박수를 받으며 열화(悅話)를 말하고 열화를 실천하는 새로운 지도자가 나오기를 빌겠어. 오늘이 작은 설날이네. 까치, 까치, 설날, 까치야, 예전처럼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좀 전해주렴. 2017.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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