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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지금 뭐하세요?

지금 뭐하세요?

너는 지금 뭐하고 있니? 이 물음은 아주 사소한 질문일 수 있고, 매우 중요한 질문일 수 있다. 모든 생명에게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지금 어떻게, 무엇을 하느냐가 행복과 불행의 분수령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이 모여서 시대가 되고, 지금 하는 일이 모여서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400만년동안 이 지구상에 수십억의 인구가 명멸해왔다. 온갖 영욕의 역사가 지나갔고 지금도 영욕의 역사는 계속된다. 그런데도 인간들은 역사를 무시하며 또 다른 영욕의 역사를 쓰고 있다. 어제 삼각산 아래 광화문에서 백만 촛불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텔레비전 하늘에서 바라본 광화문의 불꽃은 마치 영광 같았다. 어찌 보면 서울의 불꽃 축제 같았다. 그러나 가까이서 보면 그 불꽃은 분노의 횃불이었다.

그런데 지금 푸른 기와집에 사는 권력자들은 무얼 하고 있는지? 그 불꽃을 보고 국정에 책임을 지겠다는 그 말은 무슨 뜻인지, 무슨 책임을 어떻게 지겠다는 건지, 계엄령을 내리겠다는 건지, 물러나겠다는 건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무너진 신뢰와 돌아선 민심 앞에 아직도 모종의 술수를 꾀한다면 그들은 또 다시 역사에 오욕을 남길 것이다. 겨울이 오는 길목인데 지금 뭐하세요? 2016. 11.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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