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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자유로

자유로

자유로는 이름이 참 좋다. 자유가 오고 가는 길. 그래서 자유로운 길. 자유로는 톨게이트 요금도 없다. 너는 오늘 인터넷에서 도로교통상황을 살펴본 다음 1999년 출생 흰색 자동차를 몰고 강변북로를 지나 자유로를 달렸다. 가을을 온 몸으로 느끼기 위해서다. 이 가을이 가기 전에 풍성한 황금들녘을 보기 위해서다. 그야말로 가을하늘 공활한데, 맑고 구름 멋져, 살갗에 와 닿는가을바람이 정신을 맑혀준다. ♪.

우선 예술마을에 잠시 들렀다. 전에도 여러 번 온 적이 있지만 예술은 보고 또 보아도 덫 나지 않는 게 특징. 일요일이라 그런지 차량과 인파가 많다. 이곳도 먹거리 시장처럼 되어 가는지, 하기야 사람이 모이면 먹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된다. 거기다 한 차원만 높이면 예술이 될까? 예술 art는 예술, 기술, 인문학 등의 다양한 뜻이 있고, artificial은 인공적인, 부자연스러운, 이라는 뜻이 있으니 사람이 만들어 내는 것은 예술이나 기술이나 부자연스러운 것인가 보다. 정말 자연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있지만 사람의 손이 가면 모든 게 좀 부자연스러워진다. 사람도 자연인데 왜 그럴까? 

어느 전시관을 둘러보았다. ‘93 뮤지엄’이라는 곳인데 인물화가 많았다. 링컨, 아인슈타인, 빌 게이츠, 안중근, 그리고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고, 별관 에로틱 아트 박물관에는 옛날의 각국 춘화들이 많이 걸려 있었다. 예전에도 인간의 본성은 어디서나 거의 비슷했나보다. 적나라한 춘화들이 다양한 포즈를 취하고 있어 순진한 사람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의 삶에는 에로스가 따른다. 사랑에는 에로스와 아가페가 있다고 중학교 때 배웠는데, 에로스는 이성간의 사랑을 의미하고, 아가페는 예수의 사랑처럼 인류애, 박애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 박물관을 거의 다 둘러보고 다시 황금들을 보기 위해 고속화도로로 나왔다. 간간히 황금들이 보인다. 추수를 한 논보다 안 한 논이 아직은 더 많다. 저렇게 풍년이 들어도 과잉생산이라 값이 안 나가므로 농민들이 손해를 본다니 격세지감이 든다. 예전에는 쌀이 귀해 ‘이밥에 고기반찬’이라는 말까지 있었는데, 지금은 쌀이 남아돌아간다니, 국민들이 쌀 소비를 좀 많이 해야 농민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무언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임진각을 반환점으로 차를 돌렸다. 오늘은 그냥 드라이브를 하기 위해 나왔기 때문.

저녁엔 추석 후 처음으로 아들 며느리가 와서 같이 외식을 했다. 오리로스는 혼자서는 먹기 어려운데 이 기회에 참 잘 먹었다. 지난번 추석 전전날 아들 생일이었는데 무심한 아비가 깜박 했었다. 오늘 만난 김에 일주일 전에 준비해둔 서울대표 양말과 우산 그리고 초콜릿을 선물했다. 우리사람 아들 며느리 착하게 잘 사는 모습 보기 좋아해. 하하. 2016. 10.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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