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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타이밍

타이밍

일을 처리할 적정 시간을 맞추는 것을 타이밍timing을 맞춘다고 한다. 절묘한 타이밍. 쇠는 달구어졌을 때 때려라, 배우고 때때로(timely manner)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망건(網巾) 쓰다 장(場) 파한다, 골든타임, 코리언 타임, 적서(right book)를, 적자(right person)에게, 적시(right time)에,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실기(失期)하지 말라, 여기는 한진해운이다, 한 번 더 기회(機會)를 주십사, 어영부영하다가 때를 놓친다. 이 모든 것이 타이밍에 관한 말들이다.

이러한 시간 관리에는 생체리듬적인 것도 있고 자유의지에 달린 것도 있어 어떨 때는 재미있고, 어떨 때는 한심하고, 어떨 때는 후회스럽다. 생체리듬에서는 식사 때와 배설 때를 들 수 있다. 식사 시간을 놓치면 허기가 지고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한 끼쯤 건너 뛸 수도 있다. 그래도 생체리듬은 깨진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삼시 세끼를 제때에 찾아 먹는 노력이 필요하다. 배설의 경우는 통제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내 경우는 샤워하고 나면 꼭 화장실에 가고 싶어 사람을 찝찝하게 만든다. 그리고 외출 할 때 사전에 생각 없이 나갔다가, 도중에 기별이 오면 난감하다. 어떨 땐 집에 막 돌아오자마자 밀고 내려와 타이밍을 절묘하게 맞추기도 한다. 하하.

정말 중요한 타이밍은 자유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이는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는 것, 운동할 때 운동하지 않는 것, 일어날 때 일어나지 않는 것 등과 같이 주로 태만에 관한 것이다. 이럴 경우 부모님, 선생님이 나무라면 되레 화를 내고 제발 간섭하지 말라고 한다. 다 알아서 한다나. 조금 전에도 방송에서 명절 때 젊은이들이 듣기 싫은 소리에 대해 나왔다. 결혼, 성적, 출산 등에 대한 질문을 제일 싫어한다고. 그럴 것이다. 그런데 알아서 한다고 해놓고 알아서 못하니 문제다. 살아보니 알아서 하는 것과 게으른 것은 거의 같은 것이었다. 알아서 하는 것은 게을리 한다는 말과 거의 같다. 그래서 진짜 알아서 잘 하려면 정신을 차려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 정부는 일에 타이밍을 잘 못 맞춰 지탄을 받는다. 특히 재난이 일어났을 때 우왕좌왕하다 골든타임을 놓친다. 언제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 국회는 더하다. 국회는 일이 되도록 하는 게 아니라 안 되는 방향으로만 가는 것 같다. 안보, 경제, 민생, 모든 게 타이밍이 있을 텐데, 하나같이 어깃장만 놓고 있다. 국회도 정부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2016. 9. 15(목) 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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