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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오늘의 한 시간은 내일 두 시간

오늘의 한 시간은 내일 두 시간의 가치가 있다(One hour today is worth two tomorrow).

원래 표현은 “오늘의 한 시간은 내일의 두 시간 가치가 있다.” 로 되어 있는데 조사의 위치를 좀 바꾸었다. 가락동 인터넷진흥원 남자화장실 소변기 위의 작은 액자에 있는 글귀다. 이는 다시 말하면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이런 뜻인 것 같다. 그런데 이 말이 너무 진부해졌으니 새로운 표현으로 다시 쓴 것이다.

산술적으로는 오늘의 한 시간이 내일의 두 시간일 수는 없다. 그러나 일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으니 무슨 일이든 타이밍을 놓치지 말라는 뜻 같다. 오늘 할 일을 오늘 다 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성공적으로 사는 비법일 것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화장실에 있는 이런 글은 화장을 하는 동안 잠시라도 생각하게 해주어서 좋다. 이를 화장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어떨까. 화장실에서도 생각하는 것, 어떤 분은 화장실에 사전을 비치해두고 있다. 평소에는 보지도 않는 사전이니 일도 보고, 사전도 보고, 생각도 좀 해 보는 그런 시간의 여유를 갖고자 해서일 것이다.

이제 방학도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계획했던 일은 절반도 못 했다. 매일 빈둥거리며 잡 글이나 쓰고, 원근의 여행을 즐기면서 방학의 자유를 누리다 보니 일이 순연되어버렸다. 그 일들을 하자면 또 몇 달 걸리게 생겼다. 방학 중 한 달에 할 일을 개학하면 두 달은 더 해야 할 것 같다. 조금이라도 만회를 위해 서둘러야겠다. 그런데 화장실에 있는 저 말이 정말 진리 아닌가? 2016. 8. 13(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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