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컬럼/수필

적두 팥과 콩팥

적두 팥과 콩팥

적두가 팥이고 팥이 적두다. 한자는 콩이나 팥이나 같은 글자를 쓴다. 콩 豆, 팥 豆, 콩과 팥이 글자가 같으므로 팥을 구분하기 위하여 적두(赤豆)라고도 쓴다. 팥의 색깔이 붉은 계통이므로. 그래서 팥죽은 적두죽(赤豆粥)이라 할 수 있다. 죽(粥)도 한자말이네. 이렇게 우리 국어가 한자 말투성이니 한자를 모르면 어휘능력이 약할 수밖에 없지.

다행히 콩과 팥은 순우리말이다. 그래서 우리 장기 중 콩팥도 순우리말이다. 한자어로는 신장(腎臟)인데 신장은 의학 용어로서 오줌을 배출하는 일을 담당하는 장기이며 우리 몸 안에 강낭콩 모양으로 된 한 쌍이 있다고 한다. 즉 콩의 모양을 닮아서 이름을 콩팥이라 붙인 것인데 심심해서 그런지 팥까지 넣어 놓았다.

나의 고향 충남 논산시 두마면에 두계(豆溪)라는 면소재지 동네가 있었다. 지금은 계룡시로 변했지만. 사람들은 그 동네를 ‘팥거리’라고 했다. 한자로 보면 ‘콩시내’ 또는 ‘팥시내’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냥 ‘팥거리’로 통용했다. 4일, 9일이 팥거리 장날이었지. 소를 사고파는 우시장도 있었지. 호남선 두계역도 있었으니 시골 치고는 그래도 도시였지. 지금은 계룡역으로 바뀌어 KTX도 서는 큰 역이 되었다데.

그런데 옛날에 이런 장단을 맞추어 놀았던 기억이 나지. 드럼을 치는 것처럼, 적두 팥, 적두 팥, 적두 팥두 적두팥, 적두 팥, 적두팥, 적두 팥두 적두팥. 하면 빠른 템포의 장단을 맞출 수 있었지. 하하. 2016. 8. 10(수)

 

'수필/컬럼 >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이게 일하라, 그러나 겸손하게 일하라  (0) 2016.08.12
서천 국립생태원 여행  (0) 2016.08.12
화물과 탄수화물  (0) 2016.08.10
어원사전이 필요해  (2) 2016.08.10
요요법이 뭐지?  (0) 2016.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