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 노우 두유
오늘 두유를 좀 사왔다. 우유도 좋지만 두유도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 두유는 콩 두(豆), 밀크 유(乳), 콩으로 만든 밀크다. 콩으로 어떻게 밀크를 만드나~유? 사실 두유는 젖소에서 나온 밀크가 아니다. 그래서 우유牛乳 대신 두유豆乳라 하지 않는가? 두유는 콩의 가공물인데 영양은 우유 못지않아 밀크 乳자를 붙여준 것 같다. 상술이 들어간 작명 같지만 적정한 단어 조합이라 생각된다.
오늘 서울 기온이 섭씨 36도라니 가마솥 스팀열기가 느껴진다. 그래도 나는 좀 걸어 다녔다. 인근 뷔페에 나가 점심도 먹고, 잠실에서 300원 짜리 커피도 마시고, 교보문고에서 책도 구경하고(사지는 않음), 제2롯데월드 거리에서 인파도 구경하고, 야, 그런데 오늘 목요일인데 제2롯데 월드에 사람들이 엄청 많아. 결코 저렴하지 않은 레스토랑에도 사람들로 꽉 차있어. 롯데월드 거리는 우선 시원했지.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피서차 많이 몰려들었나보다. 몇몇 사람들은 거대한 왕관 모형 앞에서 위시레터를 써 붙이며 행운을 빌고 사진을 찍어댔지. 사람들은 누구나 행운을 기다리나보다. 그런데 행운을 공짜와 동일시해서는 안 될 것 같은데. 행운은 만들어 가는 것인데,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데. 로또가 왜 그렇게 안 맞나? 공짜가 드물기 때문이지.
내일 부산 여행을 위해 차를 점검받고, 나 홀로 물병을 이용하여 세차를 했다. 내 차는 16년이나 되었지만 아직은 반짝인다. 카센터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요즘 폭스바겐이라는 독일 차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폭스바겐 매장은 썰렁하다. 독일은 과학 기술의 나라인데 왜 차를 그렇게 했을까? 한번 잃은 신용은 회복하기 어려울 텐데. 영국의 가습기 살균제는 또 왜 그랬을까? 요즘 선진국들이 좀 이상해진다. 그들도 치매가 걸리나보다.
최근 치매로 인한 황당한 사건이 더러 일어난다. 은행도, 자식도 못 믿어 수표와 현금 4억 5천을 지니고 방황하는 노숙자, 유치원 버스 안에 아이를 방치한 운전기사와 유치원선생 그리고 그 엄마, 다 치매라고 보아야 한다. 젊다고 치매가 없는 줄 아나. 제 정신이 아니면 치매인거지. 세상에 어처구니없는 일은 다 정신 줄을 놓고 행동하는 데서 일어나는 거지. 그래서 나도 다시 한 번 정신을 차리자고 다짐한다. 살아 있는 한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지. 그래야 그 정신이 역사에 남지. 두유를 마시고 건강을 챙기면서, 여행을 하며 정신을 챙기면서, 남들의 정신은 어떠한지도 살펴봐 가면서, 그렇게 이 더위를 이겨내면 얼마 후 삽상한 가을바람이 찾아와 우리 기분에 상쾌 통쾌 청량의 선물을 주겠지. 그 선물은 소위 김영란 법에도 걸리지 않을 줄 믿어. 더워서 이만.. 2016. 8. 4(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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