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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바보는 울지 않는다

2016. 6. 25(토)

바보는 울지 않는다.

바보는 잘 웃는다. 특히 ‘히히’ 하고 웃는다. 천성이 착한 징조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 괴로운 세상에 웃을 수 있겠는가. 아기는 천진한 웃음이 귀여우니, 귀여운 바이보라 할까. 엄마들이 들으면 발끈 할지 모르지만 아기는 아직 철(哲)이 없어 일반적으로 바보라 할 수 있다. 그렇게 표현을 하지 않을 뿐이다. 정말 귀엽고 예쁜 아가들. 그들에게 바보라는 말은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러나 아가들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셔도 결코 울지 않고 오히려 생긋거리고 있으니 그래서 내말은 바보라는 건데, 그래도 얼마나 귀엽고 예쁜가? 나는 아가만 보면 예뻐 죽을 맛이다. 친 손자, 친 손녀가 태어나면 아마 더할 것 같다. 그런 기쁨이 올 때도 있기에 세상 살맛이 난다. 울다가도 웃으면 어디에 털이 난다고들 하는데, 아가만 있으면 나는 어디에 털이 나도 반드시 울다가 웃을 것이다.

한편 눈물 흘리며 엉엉 우는 것도 인간으로서는 마땅히 해야 할 의무다. 일반화는 어렵겠지만 우는 사람은 대체로 착하다. 그들은 철이 들대로 들었다고 보아야 한다. 울음은 착하고 순수할 때 나온다. 연기에서의 울음도 배우가 실제 상황처럼 몰입해야 나온다고 들었다. 여성들에게는 울음이 많다. 여성들은 남성보다 마음이 착하고 순수하기 때문이다. 칭찬이나 아부가 아니다. 여성 시스템은 그리움, 이별, 사별, 아픔, 이런 데서 저절로 울음이 나오게 되어있다. 그런 때 여성들은 더 잘, 더 많이 운다. 그런 사연이 있는데도 울지 않으면 그녀는 독종이거나 바보거나 둘 중 하나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눈물이 없는 남자는 독종일 수 있고, 바보일 수 있다.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고, 그것이 착한 인간의 본성이다. 남자는 좀 대범한 척 보이려고 울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그래도 착한 남자는 속으로는 울고 있다. 그게 인간이니까. 그래서 옛날 가수 진송남의 ‘바보처럼 울었다’는 말이 안 된다. 바보는 웃지 울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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