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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좌골신경통과 방바닥

2016. 6. 24(금)

좌골신경통과 방바닥

방바닥이 약이라니, 예전엔 미처 몰랐던 일이다. 우리 생활이 서구화 되면서 의자생활, 침대생활이 일반화 되어 우리는 멋지고 편리한 가구복지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일반화의 오류’가 생겼다. 요즘 우리 젊은이들은 서양사람 체형이 되어 이제 방바닥에 다리를 잘 접고 앉지 못한다. 그러나 나는 구세대라 가부좌 까지는 아니라도 다리를 요리 조리 잘 접고 앉는다. 어떨 때는 의자 위에서 다리를 접고 앉아 의자의 효과를 반감시킨다. 미국 소가 보면 웃을 일이다.

그런데 한 달 전에 내 몸에 통증이 생겼다. 좌편 엉덩이 위쪽으로 뻐근한 아픔이 와서 걷기가 불편했다. 그래서 파스를 두 번이나 사다가 약 2주일간 붙였더니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통증은 곧 원상복귀, 찌릿 찌릿 왼 다리로 신경 신호가 내려갔다.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 흔히 들었던 ‘좌골신경통’을 검색했다. 여러 사이트에서 자세한 설명이 나왔다. 요는 좌골신경통은 초기에 잘 관리하면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침대 말고, 판판한 방바닥에 허리를 펴고 누워 있으면 효과가 있다고 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라 곧 침대를 분해하여 안전하게 세워놓고 맨바닥에서 패드만 깔고 생활했다. 내가 예전에 자랄 때의 스타일과 같아 불편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지금 한 달 정도 지났는데, 통증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정말 방바닥이 약인 것 같다. 아, 우리 조상님들 참 대단하셔요. 어떻게 방바닥 온돌을 다 생각하셨어요, 덜.

그런데 하나 의문이 생겼다. 왜 ‘우골신경통’은 없는 걸까?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건가? 그러나 우골신경통이 있다고 해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우리에겐 방바닥이 있으니까. 고맙습니다. 삼신 할어머니! 저에게 건강한 회복력을 주셔서요. 慧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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