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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새들의 선플

2016. 5. 29(일) 흐림

일기

나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이 어쩌다 일기처럼 되어버렸다. 돌아다니면서 느끼는 일들을 기록하다보니 그렇게 되고 있다. 일기는 공개하는 게 아닌데 공개를 하다 보니 친구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독자를 의식하고 글을 조심하는 것은 SNS 활동의 윤리이기도 하다. 디지털 사회에서도 인류를 아름답게, 사회를 아름답게 할 책임과 의무가 우리에게 주어져있다.

SNS 덕분에 몇 십년간 안 쓰던 일기를 다시 쓰게 되었으니 나로서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나는 트위터는 하다가 중단했지만 아침마다 나의 창가엔 종달샌지 누군지 알 수 없는 작은 새들이 찾아와 경쾌하게 지저귄다. 나대신 트윗을 하는 것이다. 새들은 울지 않는다. 반쯤 열어놓은 나의 창문에 다가와 나에게 ‘선풀’을 달아준다. 새들이 우리보다 정보사회 윤리를 더 잘 지키는 것 같다. 그래, 나도 저 새들처럼 경쾌하게, 새들의 눈으로 높고 넓게 세상을 그려보자(鳥瞰圖). 그게 진정한 나의 일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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