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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로스쿨과 법당

로스쿨과 법당

인간은 태고 적부터 우주자연의 법칙에 따라 살아왔다. 그런데 사람의 개체수가 늘어나 사회가 형성되면서 질서유지를 위해 사회적 규범이 형성되었다. 자연법은 자연의 운행원리다. 따라서 인간이 자연법을 만들 수는 없다. 인간은 자연에 저절로 존재하는 자연의 법칙을 조금씩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한 것처럼.. 그래서 자연과학자들이 자연법을 발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회법은 국가 및 사회조직에 따라 인간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법이다. 따라서 불합리한 법도 많이 있다. 그러나 자연법과 사회법이 완전하게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수학적으로 말한다면 사회법은 자연법의 부분집합이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법시험과 로스쿨 제도를 두고 국론이 분열되어 있다. 과거에는 사법시험만으로 법조인을 선발했기 때문에 독학생이라도 법조인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즉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에서 몇 년 전부터 몇몇 선택된 대학에만 로스쿨을 설치, 운영하게 하면서 사법시험은 점차 폐지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사회 일각에서 사법시험 존치 여론이 끊임없이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로스쿨이라는 금 수저를 확보한 교수들과 학생들은 사법시험의 존치에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현상을 바라보면서 나는 로스쿨이 법당을 따라 오려면 멀어도 한참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물론 로스쿨과 법당은 그 계통과 성질이 다르다. 로스쿨은 실정법을 연구하는 학교이고, 법당은 대 우주의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학교로서 중생들에게 개방된 오픈 스쿨이다. 따라서 자연법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법당은 대학의 로스쿨에 비견할 수 없는 보다 원대한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깨우치는 참 진짜 로스쿨인 셈이다. 그래서 그 이름도 ‘법당(法堂)’ 아닌가.

부처님은 자의적으로 법을 만들지 않으시고 인간의 삶과 죽음을 우주 자연의 원리로부터 구하고 깨우쳐 그것을 중생에게 설파하셨다. 그래서 부처님의 법은 자연과학자들이 말하는 자연과학의 원리와도 상통한다. 성철스님이 물리학을 공부하셨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가? 빅뱅이론이나 양자역학은 우주와 지구 그리고 물질의 변화의 원리를 설명하는 자연과학의 원리로서 불교의 우주관 및 물질관과 잘 통한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자연과학도가 아니라 자연과학과 불법(佛法)의 공통성을 명쾌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반야심경의 몇 구절만 살펴보더라도 그것이 우주의 운행과 물질의 변화를 잘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로스쿨과 법당의 우열을 비교분석할 의도는 전혀 없다. 건물 시설로 보나 교수 학생으로 보나 로스쿨은 법당과는 비교할 수 없다. 로스쿨은 젊은 인재들이 모여 정의로운 사회구현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곳이다. 하지만 사찰의 법당은 건물 시설도 열악하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누구나 언제든 들어와서 삶의 길을 구도하는 열린 공간일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로스쿨 학생이나 법당의 중생이나 다 같은 자연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로스쿨 학생들도 사회제도로서의 법률학만을 공부할 게 아니라 보다 원대한 자연법을 폭넓게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게 한다면 한 가닥 희망을 가지고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흙 수저 학생들의 앞길을 감히 막지 못할 것이다.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말이 있듯이 로스쿨 학생이나 일반 대중이나 법 없어도 살 수 있는 평화로운 불국(佛國)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의 공동목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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