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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KBS 취재파일 4321 '도서관에 책이 없다' 시청소감

2011년 6월 12일 밤 10시 40분경  한국방송(KBS) 제1텔레비전 '취재파일 4321 '프로그램에서 "도서관에 책이 없다." 는 제하의 섹션이 방송되었다. 관심 있게 지켜보았다. 그 요지는 정부나 지자체들이 도서관 건물 짓기에 바빠 도서관에 책과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제주 공항근처의 '방음도서관'의 경우 건물만 지어놓고 운영비가 없어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사정이 먼저 소개되었고, '마중물도서관' 등  작은 도서관이나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운영 문제도 거론되었다. 시종일관 방송을 보면서 전공자로서 만감이 교차되었다. 프로그램에서 지적한 내용들이 틀렸다기보다는 우리나라의 공공도서관 사정을 종합적인 시각에서 다루어 주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공도서관은 전국민 각계각층에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평생교육의 기반'인데도 방송의 초점을 어린이도서관 중심으로 다룬 점은 균형감각을 고려하지 않은 취재라고 생각된다. 공공도서관은 전 시민을 위한 도서관으로서 지역의 지식정보센터, 교육지원센터, 문화센터, 평생교육센터, 역사보존센터라는 다양한 기능적 측면은 접어둔 채 어린이를 위한 '시끄러운' 도서관만을 부각하고, 장서 통계의 구체적인 제시도 없이 예산이 부족하여 책을 확보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극히 일부의 사정을 침소봉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또한 공공도서관에 대하여 말하면서  문헌정보학자나 사서 등 전문가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아 공공도서관의 향후 발전방향을 올바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우리 공공도서관 사정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비록 '전시행정'이라 하더라도 건물을 지어놓고나면 그 후부터 차근 차근 도서관을 경영할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확보하는 수순을 밟아 갈 수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모두 이제는 도서관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어느정도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산 사정상 모든 것을 한꺼번에 이룩할 수 없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서 도서관의 본질적 경영을 유도해 가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된다. 기존의 도서관들은  인력, 장서, 프로그램 등 모든 면에서 기틀을 잡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다 보면 신설도서관들도 앞선 좋은 도서관들을 벤치마킹 하면서 보다 새로운 도서관의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앞으로 공공도서관을 개선할 목적으로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 공공도서관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정부 감독부서의 2원화 문제와 공공도서관의 위탁경영의 문제 등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 주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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