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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내부고객과 외부고객

내부고객과 외부고객

고객은 어느 단체에서건 내부고객과 외부고객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개념 구분이 되기 시작한 것은 약 10여 년 전부터 노동조합의 활성화와 노사갈등에 직면하여 기업들의 내부 직원들에 대한 불만 해소책으로 내부직원도 고객이라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일반화되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학문적으로 내부고객의 개념이 형성되었다기보다는 실무적으로 형성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내부직원이 단순히 경영자에 충성하는 종업원으로서 지휘명령에 따라 열심히 일만하는 사람들로 보는 전통적 시각에서 벗어나 종업원들을 보다 인간주의적 시각에서 이해하고, 내부 직원들의 만족을 통해서 외부고객의 만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통로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내부직원이 고객인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입증된다. 우선 내부직원은 자사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타사의 제품과 비교하여 자사의 제품이 품질이 좋지 않으면 자사의 제품을 쓰지 않을 것이며 이를 입소문으로 퍼뜨릴 수 있다. 이는 기업 홍보에 있어서 대단히 큰 손실이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나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새는 법”이다. 안에서부터 안 새도록 바가지를 단단히 만들어야 부정적 소문이 나지 않는다. 한편 실제로 자사의 제품이 우수하고, 내부 직원들에 대해서 처우를 좋게 하면 직원들은 홍보하지 말라고 해도 자사를 홍보할 것이다.

이는 도서관을 비롯한 비영리기관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근무하는 도서관이 보잘 것 없으면 밖에 나가서도 자기 도서관을 홍보할 수 없다. 그리고 자부심을 느낄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근무하는 도서관이 자료와 서비스가 훌륭하다고 느끼면 자기 도서관을 자랑하고, 고객에 대한 홍보는 물론 정보서비스 제공에도 적극적일 수 있다. 이처럼 내부직원의 역할은 기관의 경영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부고객 만족을 위해서 경영자는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직원 한사람 한 사람이 모두 직원이자 고객으로서 실제적인 마케팅 담당자임을 생각할 때 직원을 고객으로 모시는 일은 조직 경영에 있어 매우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는 경영자와 직원의 사이만이 아니라 직원들 상호간, 상사와 부하 간, 모든 내부 직원들이 서로 고객을 대하듯 정성을 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부고객은 외부고객의 거울이고 창문인 것이다.

외부고객은 종업원들을 제외한 이용자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진정한 고객으로 굳이 ‘외부’를 붙일 필요가 없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고객’인 것이다. 기업이건 비영리단체이건 그들의 존재 이유는 고객으로부터 나온다. 그들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없으면 기업이건 비영리단체이건 존재이유가 사라진다. 특히 영리기업은 그들의 생존 자금이 고객들의 구매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고객을 ‘왕’으로 모셔야 한다. 비영리기관도 서비스 대상 고객이 없으면 존재할 필요가 없다.

도서관은 이용자인 고객이 없으면 존재의 필요성이 없어진다. 무인도나 평야에 도서관이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도서관은 운영자금이 고객들로부터 직접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기관의 예산에서 배정된다. 따라서 이용자를 중요한 고객이라고 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기관의 예산은 국민의 세금이므로 근원을 따지면 도서관의 예산도 고객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비영리단체들은 고객에 대한 지금까지의 태도를 버리고 최대의 만족을 줄 수 있는 서비스를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도서관은 시민을 고객으로 모셔야 하므로 시민에 대한 최대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메커니즘(mechanism)을 굳건하게 형성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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