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시대
단원 김홍도를 초빙하여 요즘 사회 풍속도를 그려달라고 부탁드린다면 무엇을 그려주실까요? 제 생각엔 보나 마나 코로나와 마스크일 것 같습니다. 코로나 장기 체류로 인해 사람들은 여기 가도 마스크, 저기 가도 마스크를 씁니다. 적어도 보건 위생을 잘 지키는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에는 말이죠.
21세기 문명사회에 변종 코로나가 침입해 시대와 사회까지 변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또는 코로나 사회라고 말이죠. 코로나의 세계화로 인해 세계 경제의 흐름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어느 경제신문에 보니 세계 경제는 글로벌에서 ‘리쇼어링(reshoring)’으로 방향 전환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건이 유리해 다른 나라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유통의 제약으로 자기 나라로 다시 회수하는 현상을 Reshoring, onshoring, inshoring, backshoring 이라 한다네요. 영어 아니면 이런 표현을 하지 못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원,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변이나 변종은 역시 환경의 영향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아니라면, 그리고 그 영향이 짧게 끝났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벌써 5개월 이상 전 세계에 번지면서 소멸할 줄 모르니, 아마 이 코로나 시대가 1년 이상 지속한다면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대책은 백신과 치료제 개발일 텐데요, 연구 개발은 그 성질상 신속함을 기대하기 어려우니, 2020년의 이 시대와 사회는 확실히 변종 시대요, 변종 사회인 것 같습니다. 제 친구 한 분은 앞으로는 전 국민이 산소 방독면을 쓰고 다녀야 할 것 같다, 고 예측하던데요, 그때 또 단원이 풍속도를 그린다면 시민들이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안산시 단원구의 거리 모습을 그릴지도 모르겠어요. 단원이니까요. 하하, 우스개로 표현해 보지만 실제로는 매우 답답합니다. 이 변종 시대, 변종 사회는 제가 피아노를 연습하며 연주 실력이 잘 늘지 않는 것만큼이나 느린 사회, 느린 시대가 되었네요. 호모데우스여, 이제 해결 방안을 내놔봐욧! 쫌! 2020.6.23.(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