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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존나경(尊那經)을 아시나요?

존나경(尊那經)을 아시나요?

한용운의 『불교대전』을 보다가 존나경(尊那經)이라는 경전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이 경전 이름은 백과사전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데 존나경이라는 이름의 경전이 팔만대장경에 들어 있나 봅니다. 그래서 만해 한용운 스님이 읽으시고 그 일부 내용을 뽑아 『불교대전』에 실어놓으셨겠지요. 존나경은 석가와 존나(尊那) 존자와의 대화를 기록한 경전이랍니다.

그런데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이라는 명칭은 경전을 만든 목판의 수가 8만여 장(정확히는 81,258장)이라는 데서 나온 이름입니다. 따라서 목판이 8만여 장이라는 것이지 경전의 수가 8만여 종이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부처님이 설하신 법문이 너무나 많기에 ‘팔만 사천 법문’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초등학생용 다음 백과사전에는 이렇게 나옵니다.

“왜 팔만대장경이라고 부를까요? 팔만대장경의 원래 이름은 고려대장경이에요. 대장경을 새긴 판의 수가 8만여 장에 이르기 때문에 ‘팔만대장경’이라는 별칭이 붙었어요. 불교에서는 ‘아주 많음’을 가리키는 말로 ‘팔만 사천’이라는 표현을 써요. 부처의 가르침을 ‘팔만 사천 법문’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서 유래된 이름이기도 하지요.”

이미 다들 알고 계셨죠? 이는 마치 중국 둔황 석굴 천불동이 굴이 천 개가 있다는 말이 아닌 것과 비슷하지요. 천불동은 하나의 굴 당 1천 분의 불보살이 그려져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팔만대장경 안에는 몇 종의 경전이 포함되어 있을까요? 2017년 11월 합천 대장경축제에서는 1,514종이라고 소개하더라고요. 관심과 시간이 있는 분은 이 통계가 맞는지 다시 한번 세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하.

만해 스님이 불교대전에 실은 존나경(尊那經)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원문)

若淨信人약정신인이 有유하야 佛所불소에 至지하며, 或聲聞所혹성문소에 至지하야 禮拜瞻仰예배첨양하야 妙法묘법을 聽聞청문하고 大歡喜대환희를 生생하며, 大善意대선의를 起기하야 菩提心보리심을 發발하면 此차는 無盡藏功德무진장공덕이라 大果報대과보가 有유하니라.(한용운. 1914. 『불교대전』. 134-135쪽)

(해석)

만일 청정한 믿음을 지닌 사람이 있어 부처님 계신 곳, 혹은 성문이 계신 곳에 이르러 예배하고 기도하여 묘한 법을 듣고 큰 환희를 얻어 큰 착한 뜻을 일으켜 보리심을 발한다면 이는 무진장한 공덕이라 큰 보답이 있을 것이다.

(원문)

若淨信人약정신인이 有유하야 如來所여래소와 或聲聞所혹성문소에 是法시법을 聞문하고 大善意대선의를 起기하야 佛불 ‧ 法법 ‧ 僧승에 歸귀하야 如來여래의 淸淨戒法청정계법을 受수하면 此차는 無盡功德무진공덕이라 大果報대과보가 有유하나니라. (한용운. 1914. 『불교대전』. 180쪽)

(해석)

만일 청정한 믿음을 지닌 사람이 있어 부처님 계신 곳, 혹은 성문이 계신 곳에서 이러한 법을 듣고 큰 선의를 일으켜 불, 법, 승 삼보에 귀의하여 부처님의 청정한 율법을 받아 지킨다면 이는 무진장한 공덕이라 큰 보답이 있을 것이다.

현대어 해석은 이종권이가 했습니다. 네, 그런데 일전에 전철에서 내리는데 어떤 젊은이의 힘찬 ‘존나’ 소리가 귀바퀴를 울렸습니다. 너는 “저 소리가 존나경이었으면 참 좋으련만”,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멘, 나무석가모니불! 2019.11.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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