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문명, 석가, 간디, 타고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도의 성인들이다. 그리고 우리 도서관인들은 인도의 랑가나탄을 ‘도서관의 성인’으로 모시고 있다.
필자는 인도에 대하여 잘 모르고, 단지 책속에서 인도문명은 모헨조다로와 하랍파의 유적이 있다는 것과, 석가모니에 의해 불교가 탄생되었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목화를 재배, ‘조공’하여 산업혁명에 기여한 영국의 식민지였다는 것, 마하트마 간디에 의해 ‘비폭력’ 평화독립을 성취하였다는 것을 배웠다. 문헌정보학에 입문하고부터는 랑가나탄의 ‘도서관학 5법칙’을 다소 ‘촌스럽다’고 생각하며 받아들였다. 한마디로 인도의 지혜를 마음으로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새벽, 잠이 깨어 눈을 부비며 일어날 채비를 하고 있는 순간, 내 머리에 ‘인도’라는 단어가 불현듯 들어왔다. “인도(人道), 인도(仁道), 인도(引導), 인도(印度).” 그리고 이 모든 ‘인도’가 매우 의미심장(意味深長)할 뿐 아니라 서로 잘 연결되고 있는 것 같은 감이 왔다. 그래서 나는 어설프나마 이 ‘인도들’의 인연(因緣)을 풀어보기로 하고, 스탠드를 켠 후 노트북을 열었다.
인도(人道)는 ‘사람이 가는 길’이다. 물리적으로도 그렇고, 정신적으로도 그렇다. 차도(車道)는 사람이 차를 타고 가는 길이니 ‘인도(人道)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사람이 중심이다. 사람이 가고, 가야하는 길, 눈에 보이건, 보이지 않건 우리는 사람의 길을 가야한다.
두 번째의 인도(仁道) 역시 사람이 가야하는 길인데 그 길중에서도 격조가 높은 길이다. 이는 물리적인 길이라기보다는 정신적인 길로서 ‘착한 길’ ‘너그러운 길’ '석가의 길, ‘공자의 길’이다. 석가가 일깨워주신 핵심 가르침은 생노병사와 오욕락을 뛰어넘는 '자비'였다. 공자가 평생 동안 가르쳐주신 핵심철학은 ‘인(仁)’이었다. 인은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으뜸에 있다. 인(仁)이 있어야 옳게, 예를 갖추어, 지혜롭게 살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의 인도는 길을 이끌어 안내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중생들,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눈 뜬 봉사’,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귀 뜬 농인’, 탐진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필자를 포함한 모든 중생들을 붙잡아 이끌어 인도(人道)와 인도(仁道)를 가게 하는 것이다. 누가 그렇게 할 수 있는가? 덕 높으신 스승님들 그리고 자기 자신들이다.
마지막으로 거대한 승리자(V)의 모습으로 인도양에 자리하고 있는 인도(印度), 성인의 나라 인도(印度), ‘인도(印度)’는 India의 한자 음역이므로 인(印)과 도(度)의 의미상관성이 없든 있든, 실질적으로 인도(印度)는 인간으로서의 도수(度數) 높은 길을, 도장 꽉 꽉 찍어 확실하게 안내한 현자의 ‘우주’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인도에 가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늘 아침 나의 해외여행 1순위를 인도로 정했다. 언제 갈지는 모르지만, 언제 가든 혼자 가지 않고 모든 인도(人道, 仁道, 引導, 印度)를 잘 아시는 스승과 함께 갈 것이다.(200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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