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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새 희망을 주문합니다

새 희망을 주문합니다.

 

여기요, 희망 밥상 하나 주세요.” 이런 밥상을 주문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희망을 먹고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잘 산다는 것은 언제나 희망을 주문하여 희망을 먹고, 또 새로운 희망을 주문하여 새 희망을 먹고 살아야 한다. 안 그러면 삭막해서 못 산다.

 

사실 우리들의 주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기도 呪文이고 다른 하나는 물품 注文이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주문이 묘하게도 닮았다. 즉 수요가 있어야 주문을 한다는 것이다. 기도주문에 수요를 붙이는 게 좀 어색하긴 하다. 하지만 우리들은 무턱대고 기도하지는 않는다. 수능 백일기도는 수능시험을 치르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이 하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먼빛으로 구경만 할 뿐이다. 물건을 주문하는 것 역시 그 물건이 필요해야 하지 무턱대고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가정에서 혹은 사원에서 왜 注文을 하고 呪文을 할까? 원하는바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서이다. 소원은 다른 말로 하면 희망이다. 우리가 희망하는바 소원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물품을 주문하여 활용하고, 간절히 기도주문을 하고 온갖 정성을 다해 희망의 수요를 창출한다. 그래서 수요는 또 공급을 창출한다. 희망은 저절로 실현되지 않는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말도 있지만 대부분의 행동경제학에서는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그래서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주문을 하며 산다. 밥을 사먹고 물건을 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새 희망을 주문한다. 하지만 盡人事待天命, 정성스럽게 열심히 일하되 기도주문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천지 대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평화를 위한 간절한 기도를 주문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이를 다라니라고 했다. 무구정광대다라니, 신묘장구대다라니 등. 하지만 물품주문이나 기도주문이나 過猶不及이다. 물품 주문이 지나치면 과소비요, 기도주문이 지나치면 광신도가 된다. 새 희망을 주문하되 알맞게 주문하자. 하하. 2018.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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