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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컬럼

장마 문법

2016. 7. 1(금)

장마 문법

언제부터 장마라더니 비가 안 오니까 ‘마른장마’라고 했다. 세상에 마른장마가 어디 있나? 장마면 장마지. 그럼 비오는 가뭄, 젖은 가뭄도 있단 말인가?

오늘은 비가 왔다. 장마의 시작인가? 그런데 폭우가 쏟아졌다.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중앙도서관에 물 폭탄이 쏟아졌다는 소식이다. 미리미리 대비했어야 하는데... 제발 대비 못한 곳이라도 수재 없이 잘 넘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장마에 오는 비를 장맛비라고 하는데 이 조어는 개인적으로 좀 불만이다. 물론 사이시옷 때문에 그렇다고는 하는데 의미가 좀 왜곡된 느낌이 들어서다. 비에서 무슨 간장, 된장 같은 장맛이 나는 것 같아서. 차라리 ‘장마 비’라고 하면 그런 오해는 없어지는데, 장마 비는 북한에서 쓰는 말이란다.

우리 국어문법 너무 이상한(queer) 것 아닌가? 세종대왕이 만든 28자를 24자로 줄여 발음을 제대로 못하게 만들더니, 현대 국어문법(띄어쓰기 포함)은 너무 헛갈린다. 내가 국어를 전공했더라도 다수 학자들의 시류에 묻혀버렸을 테지만 우리 문법에는 예외나 불합리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예외 없는 법은 없다지만 예외 없는 법이 더 좋은 법 아닌가? 예외가 없어야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 말로만 세종, 세종 하지 말고 훈민정음부터 다시 제대로 공부했으면 싶다. 문정 인문학도서관엔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의 복사본이 있다. 작년에 교보에서 복제한 것을 거금 주고 구입했다. 공부하러 오세요, 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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