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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여우와 신포도의 또 다른 교훈

2016. 6. 12(일)

동화 <여우와 신포도>의 또 다른 교훈

이솝 우화에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여 아마 모르는 이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야기의 요지는 여우가 먹음직스러운 포도를 발견하고 따먹으려고 하는데 포도가 너무 높이 달려있어 따 먹을 수가 없다. 아무리 뛰어올라도, 고함을 쳐봐도, 포도송이는 딸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물러서며 스스로 편하게 생각한다. “저 포도는 분명 신포도일 거야.”... 좀 해보다 안 되니까 변명을 하면서 목표를 쉽게 포기하는 사례를 제시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어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변명하지 말고 끈질긴 노력을 통하여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훌륭한 교훈을 담고 있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또 하나의 교훈이 있는 것 같다. 불가능한 것은 포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별적으로는 아무리 해도 안 되는 일이 분명히 있다. 사법시험을 10년을 봐도 떨어진다면 노력이 부족하든 요령이 부족하든 포기하는 게 낫다. 미스코리아를 아내로 맞고 싶은 목표도 능력이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보통은 접는 게 낫다. 가능하더라도 행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가능한 목표를 세워서 꾸준히 단계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슬기로운 태도가 더 유용하다. 우리 개체 인간이 살아오면서 포기한 게 그 얼마인가.

 

중요한 것은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람이 호모 사피엔스라 해도 슬기는 하루아침에 솟아난 것이 아니라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노력을 통하여 축적된 것이다. 우주과학, 정보과학 등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오늘의 문명은 수 천 년 동안 쌓아온 인류 슬기의 집합적 결과물이다. 인류가 여우처럼 목표를 쉽게 포기한다면 문명이 이토록 진보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선택인 것 같다. 포기할 것과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을 판단할 줄 아는 CRITICAL LITERACY가 중요하다. 그 판단의 기준은 인류의 평화와 행복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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