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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정물의 행동심리학

정물의 행동심리학

요즘 글방 정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지난 10월부터 가양동 주택 1층 2세대분을 다 사용하면서 아직도 책과 생활 소품을 정리할 게 많습니다. 너는 전에 논어의 정치론 ‘政者正也’를 활용하여 ‘整理正也’ 라는 글을 썼는데, 지금 그 글을 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정치도 정물도 제자리에, 이것이 세상을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인 줄 아는 모양입니다.

우리의 마음과 행동은 주변 환경으로부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늙어가는 것도 성장이라고 본다면 말이죠. 하하. 주변 환경은 가까이는 옷차림, 집안의 정물, 동네 이웃, 도로, 버스, 철도, 열차 디자인, 무심결에 들려오는 사람들의 욕설 등등 우리의 심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걸 사회심리 환경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것이 개인의 마음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그래서 우선은 제가 할 수 있는 주변 환경을 잘 정리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정리는 습관이라지만 제 생각엔 정리는 게으름에 반비례하는 것 같습니다. 게으르면 정리를 잘 안 하거든요. 저도 한동안 게을렀습니다. 책을 창고에 쌓아두고 정리할 생각을 안 했거든요. 공간이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지만 제 마음의 게으름도 작용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 요즘은 방학이라 정리를 시작했지요. 제가 정리의 달인은 못 됩니다만, 그래도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는 데는 서툴지 않습니다.

옛 어른들은 집안이 너무 깨끗하면 손님이 불편하다는 충고를 남기셨습니다. 그래서 너는 티끌 하나 없는 청결보다는 편안한 청결을 추구합니다. 균형과 불균형을 균형 맞추는 거죠. 그래서 저의 글방은 ‘성균’입니다. 균형을 맞추자는 의미를 가져왔지요. 네 새해에는 더욱 균형을 맞추고 싶습니다. 불균형의 균형도 맞추고 싶습니다. 겉보기에 좌우 대칭이 아니라고 균형이 맞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내면의 균형도 있으니까요. 생각의 균형, 중력의 균형 말이죠. 저는 균형을 2020년 경자년의 실천 목표로 삼고 싶습니다. 심리에서, 환경에서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합니다. 네, 그럼 경자년에 만나요. 2019.12.3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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