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진화
대전 복합터미널에 있는 이마트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2월 21일 춘천 송년 동문회 모임에서 행운권 추첨으로 받은 신세계 상품권 2만 원을 소비하려고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걸어갔는데요, 운동이 되는 느낌입니다. 마트에 들어서니 일반 재래시장과는 상품의 품질, 진열, 상인들의 친절도에 큰 차이가 느껴집니다. 동네 슈퍼마켓이나 재래시장을 구경 다니던 너로서는 동시대의 격세지감이 듭니다. 마치 촌사람이 화려한 서울 명동 백화점에 들어간 것처럼 말이죠.
일단 카트를 하나 꺼내 밀며 갖가지 상품들을 구경한 다음 상품권 금액에 맞춰 먹거리를 골라 봅니다. 믹스커피, 유기농 우유, 북어국 라면, 모듬쌈, 케일, 런천 미트, 화이트 하임 과자 등, 그런데 상품권 2만 원을 확 초과하네요. 초과한 금액은 카드로 결제, 하하. 시장에 나오면 욕심이 생겨 뭔가 더 사게 되는 습성, 이게 바로 ‘시장의 우상’인가 봅니다. 별로 필요하지 않은 물건도 친절한 여성 상인이 권하면 사게 되네요. 80년대에 비해 화려하게 진화한 이(e)마트, 전자식 마트? 하나 아직 불편한 게 있네요. 선택한 상품을 하나하나 계산대에 올려 점원이 바코드를 찍으면 다시 주섬주섬 쇼핑백에 담아야 합니다. 도서관처럼 RFID 기술을 활용하면 일일이 바코드를 찍지 않고 계산대를 카트째 통과하면 계산을 할 수 있다는 데, 이마트는 아직 RFID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네요. 아마 무슨 이유가 있을 겁니다. 조만간 도입하겠죠.
집에 와서 모처럼 사과, 바나나, 케일을 넣어 휴롬 주스기로 주스를 만들었습니다. 주스 이름은 ‘사바케’, 전에 네가 만든 명칭입니다. ‘휴먼’과 ‘이로움’을 조합한 ‘휴롬’과 비슷한 거죠. 그냥 재료의 첫 글자를 딴 거라서 진정한 의미는 부여하기 어렵습니다. 너만 아는 거죠. 이런 식으로 배와 도라지를 넣으면 ‘배도’, 배와 파인애플, 양배추를 넣으면 ‘배파양’ 이 되어 너 말고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암호가 되는 거죠. 하지만 음식 궁합은 잘 맞춰야 합니다. 아무 재료나 섞으면 안 되는 거죠. 그래서 예로부터의 선조들의 경험 전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많은 경험으로 터득한 먹거리에 관한 지혜가 오늘 100세 시대 우리들의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선조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2019.12.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