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말했듯이 ‘히말라야 도서관’이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다(사서도 좀 사서 읽어야 공부가 된다). 이제 제 1부를 읽었지만, 읽으면서 저자의 초발심, 그 아픔을 공감하고 있다. 잘 나가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간부. 그러나 네팔을 여행하면서 책이 없는 열악한 교육현장을 목도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인간적 고뇌, 초롱초롱한 새싹들의 눈망울, 책을 보내주겠다는 ‘즉흥적’ 지원 약속, 그 약속이 굳어져 회사도 애인도 다 버리고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과정, 정말 한편의 드라마 같다.
평생 행복이 보장되는 세계굴지의 첨단기업 간부가 그 ‘철 밥통’을 버리고 험난한 봉사의 길을 택한다는 것은 정말 모험중의 모험일 것이다. 그러나 누구든 한번 미치면 그 ‘미침’에서 헤어날 수 없듯이 존 우드라는 사람도 네팔에 미쳐버린 것이다. 미치지 않고서야 직장과 애인을 그렇게 버릴 수 있겠는가. 나는 읽어가면서 반신반의하였다 설마 애인을 버리겠냐고. 그러나 제1부를 읽어보니 애인까지 버린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한편 그것은 존 우드의 잘못은 아닌 것 같았다. ‘남자친구’의 깊고 훌륭한 뜻을 몰라준 ‘그녀 소피’의 진정성이 더욱 문제인 것 같았다. 사랑한다면 어디든 함께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말 진정이라면...
어쨌든 그는 모험에 뛰어들었다. 그 모험은 네팔에 자선을 베푸는 비영리사업이었다. 그 자선은 맹목적 원조가 아니라 학교도 책도 없는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광명을 주는 것이었다. 그는 치밀한 계산을 하고 있었다. 모든 재산을 합해야 5년이 지나면 제로가 된다는 계산도 하고 있었다. 희생과 자선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쓰는 것, 돈을 퍼 부어도 모자라는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결심을 꺾지 않았고, 정말 ‘죽기 살기’로 ‘룸 투 리드’ 사업에 매진하였다.
아직 이 책의 제2부와 3부를 읽어보아야 그 전개과정을 자세히 알 수 있겠지만 일단 성미가 급하여 우선 읽은 부분만 이렇게 느낌을 적었다. 예측컨대 그 다음의 내용은 사업의 전개과정에서 성공과 실패에 관한 것일 거고, 많은 실패를 딛고 네팔을 비롯한 후진국에 3000개의 도서관, 200개의 학교를 지어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는 내용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 같다. 성공하지 않았으면 책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기에... 이제 찬찬히 또 다음을 읽어나갈 것이다.
우선 읽은 부분만 가지고 말한다면 무슨 일이든 스스로 현명한 판단과 과감한 실천이 중요함을 절감한다. 이 책에도 있듯이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생각은 현명하게, 행동은 과감하게 해야만 역사가 이루어진다. 우리의 학교와 도서관도 마찬가지다. 우리 도서관계도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들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도서관 사람들은 아이디어의 실행에 있어서는 미약한 것 같다. 실행은 시민단체들이 더 과감하다. 우리도 도서관계의 전문성과 시민단체의 실천력이 함께 조화를 이룬다면 국내의 ‘룸 투 리드’라 할 ‘작은 도서관사업’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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