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할아버지
오늘 지역아동센터에서 예절 교육 강사 및 이야기 할아버지로 데뷔했어요. 지난 3월 초부터 대전 동구 정다운 복지관에서 다도 예절 교육을 받고 있는데요, 4월 하순부터 이렇게 조를 짜서 순회교육을 다니고 있죠. 그런데 공수법이나 생활 예절 등 예절 교육은 길게 할 수 없어 오늘은 인사예절을 먼저 하고 옛날이야기를 해 보았어요. 물론 다음에 예정된 만들기 수업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입니다.
너는 옛날이야기로 ‘우락부락 염소 3형제’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암기한 줄거리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말했지요. 앞에 앉은 어린이들은 너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네요. 염소 동작을 지어 보이기도 하고, 메 에 에 에 염소처럼 말하기도 하고, 벌러덩 넘어져 보이기도 하고, 너의 질문에도 척척 답을 합니다. 그런데 멀리 앉아 있는 어린이는 다소 소극적이네요.
어디든 마을에는 적극과 소극이 공존하나 봅니다. 너도 예전에는 소극적이었는데 나이가 들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좀 바꾸기는 했어요. 하지만 나설 때와 나서지 말아야 할 때를 잘 가려야지요. 어린이들과의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아마 이야기 요령도 생길 것입니다.
너는 이야기 소재가 좀 있습니다. 몇 년 전에 동화 구연에 관한 책을 번역했었고, 어린이도서관에 있을 때 동화책도 좀 읽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읽은 것만으로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기억이 잘 안 나요. 그렇다고 책을 보고 읽으면 재미가 적지요. 그래서 먼저 이야기 줄거리를 익힌 다음, 어린이들 앞에서 말할 때는 책을 보지 말고 자연스럽게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네, 책을 보고 읽으면 아이들의 반응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네가 오늘 이야기한 염소 3형제는 이렇습니다. 관심 있는 분은 한번 시도해 보세요. 아마 너보다는 훨씬 잘할 것입니다.
The Three Billy Goats Gruff 우락부락 염소 3형제(노르웨이의 전래동화)
옛날에 염소 3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그들의 이름은 우락부락(Gruff) 이었어요. 그래서 ‘우락부락 염소 3형제’라고 불렀대요.
이제 이 염소 형제들은 먹는 것 말고는 좋은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래서 그들은 무엇이든 먹어치우려 했어요. 그리고 염소들은 원래 성질이 그렇답니다. 염소 3형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싱싱한 초원에서 한 입 한 입 야금야금 풀을 뜯어 먹는 것이에요. 그런데 가장 신선한 초원은 다리 건너 강 저쪽 벌판에 있었어요.
염소 형제들은 먼저 다리를 건너 강 저편에서 자라난 싱싱한 풀을 뜯어 먹고자 했어요. 그러나 문제가 생겼어요. 저편 초원에 가서 풀을 뜯어 먹으려면 다리를 건너야 하고, 다리를 건너려면 다리 아래 사는 괴물 앞을 지나가야 했어요. 그런데 그 괴물은 매우 심술궂었대요. 괴물은 심술쟁이인 데다가 굶주려 배가 잔뜩 고팠어요.
이 괴물은 너무 배가 고파 신경질을 내지 않던 옛날은 기억조차 없었어요. 괴물은 다리를 건너오는 맛있는 먹이를 기다릴 수 없었고, 오래 기다릴만한 여유도 없었어요. 염소 3형제도 싱싱한 풀을 먹기 위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어요. 이때 작은 막내 염소가 용기를 내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어요. 꼬마 염소가 뾰족한 발굽으로 다리를 건너는데 다리가 삐걱거렸어요. 삐걱삐걱!
그 삐걱거리는 소리는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서는 충분히 들을 수 있었어요. 그 소리를 듣고 강 다리 아래에 있던 괴물이 어슬렁거리고 나오면서 으르렁하며 말했어요. “내 강 다리 위에서 삐걱거리는 놈이 누구냐?”
그 꼬마 염소는 강 다리 중간에 똑바로 서서, “마아아아! 나는 우락부락 꼬마 염소다. 나는 저 다리로 강을 건너 초원으로 가서 싱싱한 풀을 먹고 뚱뚱하고 크게 자랄 것이다!”
“네 놈은 안 돼!” 하고 악마 괴물이 말했어요. “네 놈이 나를 깨웠어! 누구든 내 잠을 깨우고 그렇게 살아서 나불거릴 수는 없어! 내가 네 놈을 잡아 먹어버리겠다!”
“나를 잡아먹지 마,” 꼬마 염소가 말했어요. “나는 작아서 한 입 거리도 안 될걸! 우리 둘째 형을 기다려 봐. 그 형이 나보다 더 커서 먹을 게 많고 맛도 있을 거야!”
“더 큰 게 좋지,” 굶주린 괴물이 말했어요. “너는 빨리 지나가라, 나는 덩치 큰 네 형을 기다릴 테다!” 그래서 꼬마 염소는 삐걱삐걱 강 다리를 건너 넓고 푸른 초원으로 들어갔어요. 꼬마 염소는 싱싱한 초원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형들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곧이어서 둘째 염소가 강 다리에 들어서자 다리가 삐걱거렸어요. 그 삐걱대는 소리가 아주 시끄럽지는 않았지만 들리기에는 충분했어요. 다리 밑에 있던 악마 괴물이 으르렁거리며 말했어요. “누가 내 다리 위에서 삐걱대는 거냐?”
그 둘째 염소는 강 다리 중간에 똑바로 서서, “나는 우락부락 둘째 염소다. 나는 저 다리로 강을 건너 초원으로 가서 싱싱한 풀을 먹고 뚱뚱하고 크게 자랄 것이다!”
“네 놈은 안 돼!” 하고 굶주린 악마 괴물이 말했어요. “네 놈이 나를 깨웠어! 누구든 내 잠을 깨우고 그렇게 살아서 나불거릴 수는 없어! 내가 네 놈을 잡아 먹어버리겠다!”
“나를 잡아먹지 마,” 둘째 염소가 말했어요. “나는 기껏해야 한 입 거리도 안 될 걸! 우리 형을 기다려 봐. 그 형이 나보다 훨씬 커서 먹을 게 많고 맛도 있을 거야!”
“더 큰 게 좋지,” 굶주린 괴물이 말했어요. “너는 빨리 지나가라, 나는 덩치 큰 네 형을 기다릴 테다!” 그래서 둘째 형 염소는 삐걱삐걱 강 다리를 건너 막내 염소가 있는 넓고 푸른 초원으로 들어갔어요. 그들 형제는 싱싱한 초원에서 이리저리 뒹굴며 큰 형 염소가 오기를 기다렸어요.
곧이어서 큰 형 염소가 강 다리에 들어서자 다리가 더 심하게 삐걱거렸어요. 큰 형 염소는 덩치가 아주 커서 삐걱대는 소리가 마치 천둥치는 소리 같았어요! 다리 밑에 있던 악마 괴물이 으르렁거리며, “누가 내 다리 위에서 그렇게 크게 삐걱대는 거냐?”
그 큰 형 염소는 강 다리 중간에 똑바로 서서, “나는 우락부락 큰 형 염소다. 나는 저 다리와 강을 건너 초원으로 가서 싱싱한 풀을 먹고 지금보다 더 크게 자랄 것이다!”
“안 돼, 네 놈은 안 돼!”하고 굶주린 악마 괴물이 말했어요. “네 놈이 내 잠을 깨웠어! 누구든 내 잠을 깨우고 그렇게 살아서 나불거릴 수는 없어! 내가 네 놈을 당장 잡아 먹어버리겠다!”
“자, 그럼 어디 한번 해볼까?” 큰형 염소가 말했어요. 그리고 그는 다리 상판에 대고 발굽을 쿡쿡 구르고는 휘어진 뿔을 낮게 하여 받을 준비를 했어요. 괴물이 다리 밑에서 으르렁거리며 올라왔어요. “마아아아아!” 큰 형 염소는 휘어진 커다란 뿔을 괴물에 대고 다리 가장자리로 “마아아아아!”하고 괴물이 튕겨 나가도록 힘차게 받아버렸어요.
큰 형 염소는 삐걱삐걱 강 다리를 건너서 풀이 풍부하게 자란 초원으로 가서 동생들과 싱싱한 풀을 뜯어 먹었어요. 만일 그때 그 염소들이 풀을 다 먹지 않았다면 지금도 염소들은 그 풀을 먹고 있을까요! 야금, 야금, 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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