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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컬럼/수필

문학치료학회의 시와 소설

 오늘(2008.2.2) 오래간만에 ‘문학치료학회’ 학술모임에 나갔다. 문학전공이 아니면서도 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 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하면서 ‘문학’이라는 타이틀로 박사학위를 받게 되고부터라 할 수 있다. 대학원 문헌정보학과가 인문대학에 속해있다 보니 학위 명칭이 ‘문학박사’로 된 것이겠지만, 당사자로서는 실제로 문학에 문외한이면서 ‘문학박사’라는 명함을 내밀고 다닌다는 것이 어쩐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아 불안하기까지 한 것이다.

2001년 후로 문학인 마을을 처음 찾은 곳은 독서치료학회였다. 그 학회에 바로 가입하고 학회에서 운영하는 독서치료사과정의 아동문학강좌를 6개원동안 열심히 들었다. 그림책과 동화책을 주로 다루면서 아동문학의 전반을 이해할 수 있는 수업이었다. 나는 평소에 동심을 좀 가지고 있었기에 그 수업은 매우 재미있었고 내 전공인 문헌정보학과 연관하여 도서관 어린이실 프로그램으로서 스토리텔링, 북토크, 독서치료 프로그램과 접목할 수 있는 좋은 ‘주제전문교육’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 찾은 곳은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주관하는 한국문학치료학회였다. 문학치료학회는 거의 초창기부터 나가고 있는데, 아동문학을 주로 다루는 독서치료학회와는 달리 문학의 전 분야, 즉 고전문학부터 현대문학에 이르는 전 분야의 작품을 치료적 관점에서 이론과 실제를 확립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따라서 문학 전공이 아닌 나로서는 매우 어렵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자꾸 참석하다보면 ‘들은풍월’으로라도 보탬이 될 것이라 여겨 시간만 맞으면 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점점 용어들도 귀에 익숙하게 들려오고 어떤 날은 아주 재미도 느껴 웃기도 하고 고개도 끄덕이게 되었다.

오늘은 소설가 한분(소설 <달의바다>의 작가 정한아)과 시인 한분(시집, <두 번 쓸쓸한 전화>의 작가 한명희)을 초정해 그들의 작품세계와 삶을 직접 작가의 입을 통해서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작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소설도 허구이고 시도 허구이지만 그러한 허구는 허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진리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은 작가의 현실적 체험을 바탕으로 하되, 세계와 우주를 넘나드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아름다운 문체로 풀어냄으로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시 역시 시인의 인생체험과 깊은 사유의 ‘화학물’로서 그러한 ‘내공’을 통해서 문득문득 다가오는 진실을 정제된 시어(詩語)로 풀어냄으로써 ‘비인간적’ 인간사회를 ‘인간적’ 인간사회로 돌려보려는 시인의 ‘반동적’노력이 들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 좀 더 부지런히 문학작품을 읽고,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고, 도서관에서 문학프로그램을 잘 ‘경영’하게 할 수 있다면 문학이 전공이 아니면서 ‘문학박사’라는 타이틀을 단 ‘원죄’를 조금이라도 면제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위안해 본다.(20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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